아시아의 별’로 군림하던 동방신기 5명의 멤버가 오랜만에 가요계에서 동시에 활동하고 있다.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남은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동방신기’라는 이름으로, SM을 탈퇴한 김준수, 김재중, 박유천은 ‘JYJ’라는 이름으로 대중 앞에 섰다. 멤버들은 전성기 때의 5명 그대로이고 팬들의 호응도 뜨겁지만 두 팀으로 갈라진 이들의 방송활동은 천양지차다

동방신기는 지난 5일 공식컴백 이전부터 티저광고를 통해 복귀를 알려왔다.
이들은 음반 발매와 동시에 <뮤직뱅크> <쇼 음악중심> <인기가요> 등 방송 3사의 주요 음악 프로그램과 <연예가중계> <한밤의 TV연예>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으며 새 음반 <왜>도 음반 판매량 집계 차트에서 주간 1위를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유노윤호는 올 상반기 방송될 드라마 <포세이돈>에 캐스팅된 상태이며, 최강창민은 배우 이연희와 함께 24일부터 방송되는 <파라다이스 목장>에 주연으로 출연한다.




JYJ 역시 지난해 10월 <더 비기닝>을 발매하면서 해외에서 50만장의 선주문을 기록했으며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OST도 10만장 넘게 팔아치우는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이 드라마에 출연했던 박유천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든든한 ‘이모부대’를 얻었으며, 뮤지컬계의 블루칩으로 부상한 김준수는 출연작마다 매진행렬을 이어가며 티켓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다음달 개막하는 뮤지컬 <천국의 눈물>은 그가 출연하는 1만5000석 전 좌석이 5분 만에 매진됐다. 

대중문화계에서 뜨거운 이슈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이들은, 그렇지만 TV에서는 ‘얼굴 없는 가수’다. 본연의 무대인 음악프로그램은 고사하고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지난해 말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연기자’ 박유천과 <성균관 스캔들> OST를 부른 가수로서의 ‘JYJ’가 대중에게 얼굴을 내밀었을 뿐이다.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화제의 두 팀. 그렇지만 이들의 방송활동이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는 뭘까? 방송종사자들과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거대기획사와 방송사 사이의 역학관계에 따른 ‘눈치보기’라고 입을 모은다. 



그룹 JYJ의 준수, 재중, 유천


특정 기획사가 나서서 특정인의 출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대기획사의 막강한 파워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방송제작진이 알아서 기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거대 기획사들이 소속돼 있는 문산연(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회)은 지난해 JYJ 활동에 즈음해 이들의 활동 규제 요청 공문을 각 방송사와 음반사 등에 보낸 바 있다.

MBC 예능국의 한 관계자는 “문산연 산하 제작자가 수십명이고 소속 가수들도 많은데 굳이 그들과 분란의 소지를 만들면서까지 특정한 한 팀을 출연시킬 필요는 없다는 게 대체적인 생각”이라면서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협의하거나 특정 기획사가 개별적인 의견 표명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SBS의 한 예능PD도 “소속사와 법적 갈등을 겪고 있는 연예인을 출연시켜 괜히 시끄러워질 필요가 없다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PD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SM이나 JYP, YG와 같은 대형 기획사들의 눈치를 보게 되고 신경을 쓴다”면서 “막말로 JYJ 한 번 출연시켰다가 소녀시대, 샤이니, F(x)를 자신의 프로그램에 출연시키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반면 방송국 안에서 기획사의 영향력을 덜 받는 드라마국이나 교양국은 이들의 출연에 대한 부담감이 덜하다. 이 때문에 같은 방송사 내에서 이들의 출연을 두고 국간 갈등이 비화되기도 했다. 


둘만 남았지만 ‘신기’는 계속된다 경향신문 > 문화 | 2011.01.13 08:05
갈라진 ‘동방신기’ 방송활동 차별 경향신문 > 문화 | 2011.01.11 20:52
JYJ, 음반 이어 출판시장 공략 경향닷컴 > 문화 | 2011.01.10 15:25
JYJ-동방신기, 트위터VS땡스투로 감정싸움 스포츠칸 > 연예 | 2011.01.06 19:16

JYJ가 지난해 말 녹화한 SBS <좋은 아침>은 당초 이달 5일에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예능국의 반발로 방송이 보류된 상태다. 또 지난해 말 JYJ가 KBS 연기대상에 출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드라마국과 예능국 사이에는 “앞으로 음악프로그램에 가수들 섭외 안되면 책임질 거냐”는 식의 설전이 오가기도 했으며, 문산연은 KBS 드라마국장 등을 방문해 이들의 출연을 철회해주기를 요청했다.

이 같은 갈등에 대해 방송가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거대 기획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암묵적으로 연예인의 활동을 막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동방신기 분쟁과 같은 사례가 빈발하면 누가 제작에 나서려고 하겠느냐”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잘잘못이 가려지기도 어려운 문제이고 양측 간 앙금은 남아 있겠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대중이 이들을 얼마나 원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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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에겐 항상 기발한 꾸밈말이 따르지요.
인터넷이 활발하지 않던 예전에는 언론에서 수식어나 별명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만 지금은 그런 권한은 전적으로 네티즌에게 있습니다. 창의력 넘치고 재기발랄한 수식어와 신조어들은 개인의 특성과 상황을 더 이상 다른 표현은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압축적이고 정확하게 표현해 주고 있지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네티즌들의 창의성에는 경외감을 표합니다...후덜덜...

박경은 블로그 [잼있게 살기] http://capplus.khan.kr/




일전에 만났던 성균관스캔들의 송중기씨 역시 그런 말을 하더군요. 우리나라 네티즌들 보면 천재같다고. 참고로 성균관스캔들에서 자신이 맡았던 여림 구용하역에 많은 별명이 붙었는데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꽃선비’랍니다.


*미친 존재감

최근들어 부쩍 많이 사용되고 있는 수식어죠. 보도자료나 광고문구에도 이같은 표현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미친 존재감이란 화면 장악력이 압도적인 등장인물을 말하는 것일텐데 ‘씬 스틸러’가 확대대고 강화된 의미겠죠. 
미친존재감 1위 배우 고현정, 미친존재감의 조연 성동일 등등의 뉴스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아마도 2009년 방송됐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김승우씨에게서 시작됐던 것 같습니다. 
북한 고위장교 박철영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인듯. 미친존재감과 함께 폭풍간지라는 말도 자주 사용됐지요.




*꿀벅지

여성 상품화, 성적인 비하 의미를 담은 용어라며 부정적인 비판을 많이 받았던 단어지요. 꿀과 허벅지를 합성한 이 말은 탄탄하고 건강미 넘치는 허벅지를 뜻하는 말인데 처음 나왔을 땐 산뜻하고 새로운 느낌을 준다며 엄청나게 사용됐습니다. 걸그룹 애프터스쿨 유이를 수식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됐죠.

*짐승돌

아이돌이 봇물처럼 쏟아져나왔던 최근 몇년새 아이돌을 응용한 신조어는 무수합니다. 성인돌, 이모돌, 국민돌, 복근돌... 
이중 짐승돌만한 단어는 또 없을 듯 하네요. 2009년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아이돌그룹 2PM을 통해 이말이 확산됐습니다. 몸은 근육질 남자이면서 얼굴은 아이 같이 해사함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은 무대에선 폭발적인 남성적 카리스마를 보여주지만 무대 아래선 모성애를 자극하는 애교와 친근감으로 많은 이모, 누나들의 애간장을 태웠죠.




*깨방정

올해 방송됐던 드라마 <동이>에서 숙종을 맡았던 지진희에게 많이 따랐던 수식어죠. 
지난해 방송됐던 <히어로> 이준기에게도 이같은 수식어가 사용됐고.... 2008년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에게 깨방정이라는 별명이 처음 붙었던 듯 싶습니다. 방정이라는 게 촐싹대고 정신없다는 의미인데 깨처럼, 즉 프라이팬에 깨를 볶을 때 튀듯이 촐싹거리며 정신없이 방정떠는 모습을 다소 귀여운 느낌으로 표현한거죠.





*꽃미남, 꽃남

꽃보다 남자, 성균관 스캔들을 비롯해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등 꽃미남이 대거 등장한 드라마들이 많습니다. 
언제부턴가 꽃미남이라는 말은 자연스러운 표준말처럼 사용되고 있는데 이 말이 사용된 기간은 10년 남짓한 것 같네요. 90년대 후반, 그러니까 98, 99년 즈음인가봅니다. 만화에서 캐릭터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는가 싶더니 패션계를 중심으로 이 말이 대거 사용되기 시작했었죠. 
당시만해도 남자들이 외모를 가꾸고 화장을 한다는 것은 그리 일반적이진 않았습니다. 90년대 초반만해도 남자 화장품 모델은 외국의 모델이거나 국내 무명의 모델이 나와서 얼굴에 시원하게 스킨을 두드려 바른 뒤 ‘쾌남 어쩌구’ 하는 화장품 이름이 나오는게 고작이었죠. 
그래서 남자화장품 하면 쏘는 듯한 아빠용 스킨냄새, 포마드 이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남자화장품과 모델에 대중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 트윈X라는 화장품에 이병헌, 김원준이 모델로 등장하면서지요. 
90년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문화 전반에는 성의 경계도 무너지고 여자못지 않은 날씬한 체형과 고운 피부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남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패션계를 중심으로 이런 남자들이 각광받으면서 자연히 연예계에서도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미남들이 각광받으면서 꽃미남은 일반명사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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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TV, 스타
배우 한효주는 생각보다 키가 컸다. 화면에서 만나온 그의 올망졸망한 얼굴과 가녀린 어깨만 보고 떠올렸던 상상은 그 앞에 서자마자 여지없이 깨졌다. 
170㎝쯤 돼 보이는 그는 킬 힐을 신은 발을 슬쩍 들어 보이며,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나 첫마디가 그래요. 그런데 오늘은 이것 때문에 좀 더 커보이긴 하죠”라며 슬쩍 웃는다. 

그의 얼굴은 화려한 서구형 미인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세상사 모르는 듯 티없이 맑은 표정,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선한 눈망울. 그 눈매엔 삶을 일찍 알아버린 듯한 성숙함과 배려가 배어 있다. 
올해 고작 스물셋이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훨씬 성숙하고 무게 있는 역할로 대중앞에 나섰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사진 강윤중 기자

최근 막을 내린 드라마 <동이>에서도 그는 10대부터 40대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냈다. 
9개월간 모든 것을 쏟아부은 드라마가 끝난 뒤 지독한 독감에 걸려 인터뷰 내내 코맹맹이 소리를 내야 했지만, 그의 말투와 표정에서는 20대 초반이 갖는 발랄함이 넘쳐났다.

“정말 많이 부담됐죠. 잠도 잘 못자고, 관심과 기대도 버거웠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 경력에, 이렇게 큰 작품을 이끌어가야 하는데 부담되는 건 당연하다고. 그리고 그 부담감을 극복하겠다는 것조차 욕심이라고. 모든 것을 놓고 흐름에 맡겼어요.”

지난해 <찬란한 유산>으로 톱스타로 떠올랐지만 타이틀롤로 사극을 이끌고 가기엔 검증되지 않은 연기력이 문제였다. 
초기엔 악플과 악평도 많고 잘하고 싶은 욕심이 차오르다보니 자신을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도 많았다. 

그런 욕심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틀어준 건 300년을 앞서 산 동이였다. 연기자로서의 고비가 닥칠 때마다 그 상황에서 희망을 발견하려 노력하고 좋은 면만 바라보려고 힘썼던 것. 

이 같은 의식적인 노력은 다소 우유부단했던 그의 성격을 단단하게 만들었고 내면의 에너지도 쌓아올렸다. 동이가 남긴 가장 큰 선물인 셈이다. 

“그래도 동이랑 저랑 비슷한 점은 별로 없어요. 동이는 정의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고 매번 박수받을 행동만 하잖아요. 그런데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요. 착한 역할을 주로 맡아서 그런지 감사하게도 실제로도 착할 거라고 봐주시는데…, 이미지죠. 하하.”



경향신문 사진기자 블로그: 한효주, 그녀는 예뻤다


사람들을 만날 땐 웬만하면 밝게 웃는 낯으로 대하려 노력하는 편이라고 한다. 촬영장에서 스태프마다 입 모아 칭찬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가끔씩 우울하기도 하고 넘쳐오르는 감정을 폭발시키고 싶을 때도 있지만 자신에게는 밝고 건강함만 있을 거라고 착각 아닌 착각을 하는 주변 사람들이 스트레스로 느껴질 때도 종종 있다. 

“사실은 재능에 비해 욕심이 너무 많아요.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드는 스타일이죠. 학창시절에도 특별한 구석이라곤 없는 평범 그 자체였는데 속은 욕심이 많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그래도 저 지금은 좀 괜찮아진 거예요. 커가면서 완전히 ‘용’된 스타일이거든요.”





평범함이 싫어 주어진 일은 모두 열심히 했다. 달리기를 하면 반드시 1등을 해야 했고 모든 승부는 이기지 않고는 못 배겼다. 피아노·기타 등 악기도 열심히 배웠고, 특별히 예쁘다는 생각은 안했지만 충동적으로 모델 선발대회에 덜컥 지원해 대상도 받았다. 
인기 청춘시트콤 <논스톱>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뒤 관객 600만명을 동원한 영화 <투사부일체>에 출연했고, 윤석호 PD의 계절 연작 <봄의 왈츠>에서 주인공까지 꿰차며 화려한 신인시절을 달려왔다. 

그리고 <찬란한 유산>과 <동이>까지. 최근엔 음악방송과 음악 페스티벌에까지 나가 기타 연주와 노래 실력을 자랑했다. 아주 평범했다지만 절대 평범하지 않은 그는 보면 볼수록 욕심이 정말 많다.

“아직도 신기해요.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영화 같은 삶을 매일 경험하는 것도 그렇고 사람들이 절 알아보고 좋아해주시는 것도 그래요. 일상으로 돌아오면 배우라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거든요. 사실 사람들 앞에서 주목받는 건 순간적이고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안개 같은 거잖아요.”





털털함이 지나쳐 사우나에 갈 때도 남의 눈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한 번은 탕 속에 들어가 있는데 누군가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해 난감한 적도 있다. 
평소엔 싹싹하고 애교 많은 딸이자 손녀. 특히 어린 시절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와의 정은 각별하다. <동이> 촬영 당시 할머니와 할머니 친구들을 촬영장에 초대해 손녀 키워 준 보람을 듬뿍 안겨드렸다. <찬란한 유산>의 진혁 PD는 “이웃집 소녀 같고 조카딸 같은 친근한 마스크에 밝은 생각에서 우러나는 표정이야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한효주의 자연스러운 매력”이라고 평가했다. 

“얼마 전 이창동 감독님의 <시>를 봤어요. 어쩜 1분 1초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그렇게 밀도가 꽉 찬 영화가 있을 수 있는지 충격이었다니까요. 욕심을 내 보자면, 앞으로 그런 작품에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스물셋의 여배우. 이 나이에 이만한 생각의 밀도와 내공으로 다져진 배우도 찾기 쉽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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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 대중문화평론가


“정치권이 당리당략을 위한 정쟁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때입니다.” 
라디오 시사프로 앵커가 전문가의 정치뉴스 분석을 듣고 난 후 이런 멘트로 정리를 하면 갑자기 맥이 빠진다. 말이야 옳은 말이다. 하지만 그 맥락이 문제이다. 전문가가 해당 사안에 대한 각 당의 이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열심히 정책분석을 통해 설명했건만, 이를 다 듣고 난 앵커의 마무리 멘트가 “정쟁에만 매달리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길” 운운이라니. 
이 말이야말로 여태까지의 모든 정책 분석을 ‘도루묵’으로 만들어버리고, 그저 정치권의 싸움은 모두 당리당략을 위한 것이라고 싸잡아버리는 효과를 낳는다. 
앵커가 전문가의 분석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정치허무주의를 부추기려는 의도였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어느 쪽이든, 단순한 싸움처럼 보이는 상황을 분석하여 그 정책적 의미를 드러내주어야 하는 시사프로의 앵커로서는 낙제 수준이다.

의학드라마를 내세운 드라마에서도 가장 황당한 대사가, 착한 주인공이 흥분해서 내뱉는 “진정으로 환자를 위하는 길이 뭔지 생각해 보라고!” 같은 말이다. 
아, 이런 하나마나한 소리가 다 있나! 환자의 치료에 의학적인 의견이 갈려 논쟁이 벌어져 있는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의학적인 논쟁이다. 
냉철한 논쟁으로 상대방을 설득해야 마땅한 주인공 의사는, 맥 빠지게 지당한 말씀을 내뱉음으로써 동료 의사를 ‘환자를 위하지 않는 나쁜 의사’로 매도해 버리고, 의학적 논쟁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도록 만들어버림으로써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를 할 수 없도록 만든다. 
그런데도 창작자들은 이런 대사가 감동스러운 대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런 손쉬운 ‘감동적 명대사’에 의존하는 의학드라마는, 의학을 포기하고 그저 단순한 선악대결의 드라마로 전락한다.




드라마 <대물>도 이런 대목에서 위태위태하다. 
지난주, 국회의원이 된 주인공 서혜림(고현정 분)이 방송토론에 나가서 “(국민) 여러분이 정치인들 종아리에 회초리를 쳐서 국민들을 표 찍어주는 사람으로만 아는 오만불손함을 타이르고…”라고 말하여 감동을 이끌어내는 장면이 화제가 되었다. 
초선 국회의원이 된 서혜림이, 법안 처리에서 당론의 거수기가 되기를 거부한 이후에 행한 일이다. 국회의원이 조폭들처럼 몰려다니며 몸싸움에 나서고 거수기가 되는 정치현실을 고스란히 재현한 드라마 속 장면들은 꽤나 충격적이었고, 그 덕분인지 이 대사에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나는 역시 기분이 ‘살짝’ 나빴다. 
말이야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하지만 도대체 누구에게 어떻게 회초리를 들어야 한단 말인가. 이 드라마 어디에서도 그 법안의 내용이 무엇인지, 양당이 어떤 이유에서 그 법안을 찬성하고 반대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지 않다. 서혜림의 정책과 능력 역시 알 도리가 없다.

국민이 정치인의 버릇을 가르치려면 실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정치에 대한 단순한 불신을 넘어서서, 그들의 정책과 능력을 조곤조곤 뜯어 읽고 평가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가능하다. 오랫동안 민주·반민주의 단순 대립 속에서 살아오느라, 우리 국민들은 좀 더 복잡한 정책 분석 능력을 키우지 못했다. 
정치권의 싸움이 자신에게 무슨 의미인지 잘 읽어내지 못하므로, 정치권의 싸움은 그저 개싸움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선거 때에는 비현실적 희망을 갖거나 경마 관람하는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정치가 우리에게 주어야 하는 것이 값싼 감동이 아니라 올바른 정책임을, 이 드라마는 과연 알려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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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2010 10/26위클리경향 897호



ㆍ드라마 속 정조시대 공부벌레들 모습 어디까지 사실일까


한국방송 월화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시청률은 10%대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린 엠넷 「슈퍼스타K 시즌2」가 케이블방송임에도 불구하고 1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것에 비교하면 황금시간대 공중파 드라마로서는 낮은 시청률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성스’라는 약칭으로 불리며 드라마 애호가들 사이에서 열광적인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남장 여자를 둘러싼 로맨스와 정의를 추구하는 유생들의 성장담이 매끄러운 연출을 통해 절묘하게 결합된 덕분이다. 드라마는 정조시대 성균관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실제 성균관과 정조시대 조선의 모습은 어땠을까. 몇 개의 키워드로 살펴보았다. <편집자 주>





△성균관 = 성균관이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 충렬왕 때다. 그 이전까지 국자감이라 불리던 국립 교육기관의 이름이 이때 성균감으로 바뀌었다. 성균관으로 개칭한 것은 공민왕 때다. 
조선 건국 후인 태조 6년, 성균관은 개성에서 지금의 서울 명륜동 일대 숭교방으로 이전한다. 정종 2년(1400년)에는 화재로 한 차례 소실됐으나 1409년 원상복원됐다. 성균관의 교육이념은 단 하나, 유교적 소양을 갖춘 국가 엘리트 양성이었다. 
드라마에서 정약용(안내상)이 유생들에게 힘주어 말하듯 “그대들은 나라의 녹을 먹는 성균관 유생”이었던 것이다.

△동재와 서재 = 조선시대 성균관은 기숙학교로, 기숙사는 청재라 불렀다. 청재는 명륜당을 기준으로 왼쪽의 동재와 오른쪽의 서재로 갈렸다. 동재와 서재에는 각각 28개의 방이 있었다. 청재에는 온돌이 없어 겨울에는 화로 없이는 버티기 힘들었는데, 이 때문에 성균관 유생들 중에는 하숙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서재는 노론의 자제들이 사용했고, 동재에는 소론 및 기타 당파의 자제들이 머물렀다. 상재생들의 경우 한 방에 보통 2~4명이 기거했지만, 하재생들은 10여명이 같이 사용했다. 상재생과 하재생이 같은 방을 쓰는 것은 금지됐다.
따라서
드라마에서 동재와 서재의 유생들이 서로 편을 갈라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은 사실과 일치하지만, 남인 김윤식(박민영)과 노론 이선준(박유천)이 소론 문재신(유아인)과 한 방을 쓰는 것은 100% 허구다.

△수업 = 드라마에서는 유생들이 공부하는 모습보다 술을 마시거나 음모를 꾸미는 데 열중하는 모습이 더 자주 비친다. 
물론 재미를 위한 장치일 뿐, 실제 성균관 수업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성균관의 시험은 크게 강경과 제술로 나뉘었다. 강경은 경전을 읽고 그 핵심을 파악하는 것, 제술은 강경에서 공부한 바를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것이었다. 
유생들은 모두 9개 교과목을 배웠는데, 한 달 30일을 기준으로 20일은 경서를 공부하고 6일은 제술을 공부했다. 오전에는 교관의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이를 복습했다. 또한 수시로 시험이 치러졌는데, 개중에는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무작위 추첨식 시험도 있었다. 
일고라는 형태의 시험은 날마다 상재와 하재에서 한 명을 무작위로 뽑아 그날 배운 글을 외우게 했다. 순고는 10일에 한 번 보는 시험이었는데, 이는 일종의 작문으로 유생들의 필력을 측정했다. 이외에도 달마다 치르는 월고, 해마다 치르는 연고 등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곧 시험의 나날이기도 했다.

△장의 = 드라마에서 하인수(전태수)는 성균관 장의의 권한을 이용해 남장 여자인 주인공 김윤식을 갖가지 방법으로 괴롭힌다. 장의는 일종의 학생회인 자치기구 재회의 우두머리다. 장의는 재회를 소집하거나 유생들을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었으며, 전임 장의 3명의 추천을 통해 뽑은 뒤 대사성의 인준을 받았다. 
드라마에서 장의가 하인수 한 명뿐인 것은 사실과 다르다. 실제 성균관에는 동재와 서재에 장의가 각기 1명씩, 모두 2명이 있었다.

△순두정강 = 드라마에서 김윤식은 하인수의 음모로 성균관 유생들의 물건을 훔친 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정조는 순두정강 과제로 진범을 찾아내라는 과제를 주고, 이를 기회로 윤식은 모함에서 벗어난다. 
성균관 유생들은 과거 급제가 최종 목적이었지만 성균관 내에서 여러 종류의 시험을 치러야 했다. 시험은 도기과, 절제, 친시, 응제, 알성시 등등 종류도 다양했는데, 그 중 순두정강은 임금이 주관했다. 
매년 2, 4, 6, 8, 10, 12월의 11일마다 출석부를 임금에게 올리면 임금이 이 중 몇몇을 골라 시험을 보게 했다.

△벽서 = 소론 영수인 대사헌의 아들이자 성균관 유생인 문재신은 밤마다 조선의 실정을 비판하는 붉은 색 벽서(일종의 대자보)를 화살에 묶어 조정 중신들의 집 벽에 쏘고는 달아난다. 이 때문에 그는 홍벽서라는 별명으로 알려지게 되는데, 이는 물론 가공의 인물이다. 
그러나 선조 때 ‘벽서지변’이라 하여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1606년 6월에 공자를 모시는 사당인 문묘에 조정을 비방하는 벽서가 나붙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 조정에서는 성균관 관리 몇 사람을 잡아들여 처벌했는데, 실제로는 성균관 유생들의 짓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 이보다 앞서 성종 13년에도 성균관 내에 “썩고 용렬한 무리들이 그 벼슬을 차지하였도다”라며 성균관 스승을 비방하는 내용의 벽서가 나붙어 성종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수사에 나서는 등 한바탕 난리가 났는데, 결국 범인은 잡지 못했다.

△반인과 반촌 = 반인은 성균관에서 일하는 노비들로, 반노라고도 불렀다. 반인들은 평생 성균관에 붙어 살았다. 재직 또는 직동이라 불린 반인 남자아이들은 세숫물을 나르거나 술을 타오는 등 유생들의 시중을 들었다.
반인 여자아이들은 성균관 관비가 됐다. 이들은 주로 밥과 반찬을 만들거나 빨래를 담당했다. 수복과 관비가 서로 결혼해 자식을 낳았으므로 이들의 자식 또한 반인이나 관기가 됐다. 
원칙적으로 이들은 죽을 때까지 성균관을 떠날 수 없었다. 반촌은 반인들이 사는 마을이다. 유생들을 상대로 한 하숙집, 시장, 음식점, 푸줏간 등이 있었고, 강력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드라마에서는 홍벽서를 뒤쫓아 온 관군들이 반촌으로 진입하지 못하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조선시대에는 반촌에 함부로 들어간 포졸이 처벌받기도 했다.

△정조와 정약용 = 20대부터 40대까지 여성들이 <성균관 스캔들>에 열광하는 것은 꽃미남 배우들의 대거 등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른 정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조(조성하)와 정약용 때문이기도 하다. 
정약용은 1783년 과거를 통해 생원이 된 후 처음 정조를 만났다. 정약용은 성균관 학생 시절 정조가 내준 시험 과제에서 독특한 답변으로 정조의 관심을 모았다. 정약용이 정조의 야심적인 화성 건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드라마에서는 성균관 박사 정약용이 화성 축성을 위한 각종 도구의 설계도를 정조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나오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정약용이 성균관에서 유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정조가 정약용에게 화성을 설계하라는 명을 내렸을 때 정약용은 부친상으로 3년간의 여막(천막) 생활을 하던 중이었다.


참고자료: <성균관의 공부벌레들>(이한, 수막새, 2010)
<조선조 성균관 교육과 유생문화>(장재천, 아세아문화사, 2000)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이덕일, 김영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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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자유기고가> mindtemple@gmail.com <위클리경향 898호>



금요일이면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하나가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를 달군다. 음악전문채널 엠넷(Mnet)의 프로그램 ‘슈퍼스타K’의 출연자를 응원하거나 심지어는 실시간 중계까지 하고 있다. 
결승전을 앞두고 당일 방송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차지한 적도 있었다. 공중파 음악프로그램도 하기 힘든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리고 이제 또 한 명의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불가능한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시청자가 환호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엠넷 관계자는 오랜 준비와 기획에서 성공의 원인을 꼽고 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은 3개월 동안이지만 이미 3~4년 전부터 이와 같은 공개오디션 프로그램을 위해 특별기획팀이 마련됐다. 세계 곳곳에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그와 다른 개성과 창조성을 만들기 위해 애쓴 것이 주효했다.” 



Mnet ‘슈퍼스타K 2’ TOP11에 선발된 주인공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존박, 김그림, 앤드류 넬슨, 
김지수, 강승윤, 이보람, 장재인, 김은비, 허각, 김소정, 박보람. |Mnet 제공


그 남다른 특성은 바로 노래 속에 담겨 있는 개인의 삶과 이야기를 드러내고 보여주는 데서 찾았다. 
단순히 누군가 잘 부르는 노래를 듣고 보는 것이 아니라, 노래 속에 담겨 있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느낄 수 있기에 세상의 공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노래의 선택부터 개인의 성장과정과 삶의 이야기가 절절하기에 음악이 갖는 감동의 힘을 공유할 수 있게 했다.

노래 속에 담긴 개인의 삶도 보여줘

방송사 내부에서도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제작 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이 있었다고 전한다. 
“이런 국민적 관심은 케이블방송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엠넷은 그동안 마니아들이 찾아보는 채널이었지만, 이제는 모두가 즐겨 시청하는 공익적 성격도 충분히 갖게 됐다. 방송 프로그램 하나가 앞으로의 제작 방향까지 고심하게 만들었다.” 

음악프로그램으로도 무언가를 느끼고 얻고 배울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방송사에서는 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는 고백이다.

프로그램의 성공에는 독특한 경쟁방식도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출연자와 계약 당시부터 철저한 거리를 둔다. 스타가 된 후에도 방송사와 관계없는 기획사와 일을 한다. 
특히 심사의 70%가 온라인과 문자투표로 이루어진다. 심사위원이 있지만 그보다는 시청자들의 판단이 더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슈퍼스타K는 온라인 게임과 유사하다. 자신이 지지하는 캐릭터를 정하고, 그 캐릭터의 성장을 돕고,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협력하는 과정은 게임의 요소와 함께 시청자를 프로그램 속으로 끌어들이고 몰입하게 만들었다. 

홍익대 영상대학원 박장순 교수의 평이다. 
“시청자와 상호 반응하는 인터액티브 형식의 프로그램 진행이 성공의 한 가지 요소다. 방관자에서 적극적 참여자가 된 시청자는 프로그램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출연자는 시청자 개개인의 아바타(화신)이며, 프로그램은 게임의 장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 프로그램의 성격은 복합적이다. 음악 프로그램에 리얼리티쇼, 게임쇼, 버라이어티쇼 등 최근 방송에서 볼 수 있는 형식은 모두 동원된 셈이다.

프로그램 제작사인 엠넷은 태생이 음악전문 채널이다. 음악시장의 침체는 곧바로 회사의 기반이 취약해진다는 현실과 통한다. 그런 참에 경영진에서는 슈퍼스타K의 성공이 음악시장의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홍보팀 관계자는 회사 대표가 이 프로그램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이유를 귀띔했다. 
“이제 곧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나올 것이다. 슈퍼스타K를 통해서 축적된 경험은 미래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내년 시장을 내다보는 지표로 활용될 예정이다.




10월 8일 Mnet ‘슈퍼스타K 2’가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려 
후보 4명(왼쪽부터 강승윤, 장재인, 허각, 존박)이 합동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음악전문가들은 한국 음악시장이 침체기에 빠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음반은 팔리지 않고, 노래와 가창력보다 춤과 예능적 요소가 시장을 좌우하는 형편이라 텔레비전에서 음악 프로그램은 오래 전부터 쇠락하고 있었다. 

초저녁 시간 10대를 타깃으로 삼거나, 늦은 시간 흘러간 노래를 들려주는 장년층 대상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그런 참에 슈퍼스타K는 시청자의 연령층을 무너뜨렸다. 연령과 계층에 관계없이 가족이 함께 보고 즐기고 느끼며 배우는 프로그램이 됐다. 어머니와 딸이 함께 노래를 듣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만으로도 긍정적 평을 받는다.

전문채널의 과제와 나아갈 길 시사

그동안 우리 방송시장은 공중파방송국 위주로 형성됐다. 케이블, 위성, IPTV 등 매체는 늘어났지만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경쟁력 있고 특색 있는 콘텐츠 제작에는 실패했다. 
한 마디로 차려진 밥상은 많으나 정작 먹을 것은 없었다. 특히 케이블 방송사들은 인기 있는 공중파 프로그램을 사와 재방하는 편성으로 시간 때우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도 시청률 확보에 급급하여 지나친 선정성과 상업성으로 비판 받는 일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슈퍼스타K는 시사점이 크다. 

장기적 투자와 특성화된 프로그램은 전문채널의 숙제이자 운명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앞으로 방송시장은 더 큰 성장과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이미 거대 신문사들의 종합편성채널 진출과 해외자본에 대한 방송시장 개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칫하면 케이블 텔레비전은 공중파의 들러리로 전락하거나 소리 없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기에 방송의 관행과 무기력의 갈림길에서 슈퍼스타K가 보여주는 성공의 시사점은 크다. 대규모 물량공세나 베끼기가 아니더라도 자그마한 차이가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와 교훈을 함께 줄 수 있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





프로그램 막바지에 안타깝게 탈락한 출연자의 말은 슈퍼스타K를 통해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대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기적을 얻었다.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을 하나씩 하나씩 가능으로 바꾸는 것을 배웠다. 이제 프로그램 밖의 세상에서도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통해 노래에 담겨 있는 이야기가 가수의 삶과 꼭 맞물려 있어 마음을 울리는 소리로 전해질 수 있게 만들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보통사람들이 꿈을 접지 않고 불가능에 도전하여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과정이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것이다. 더욱이 그것이 현실 속에서 묻어버린 개개인의 꿈을 일깨우는 것이라면 노래를 듣고 보는 이는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다.

시청자는 똑똑하다. 프로그램을 통해 즐길 뿐 아니라 배우고 자신을 성장시켜간다. 마치 슈퍼스타K의 출연자들처럼 평범한 돌멩이에서 저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기 위해 스스로 관행의 속박을 거부한다. 방송제작자들이 슈퍼스타K를 통해 배워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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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종 문화에디터 sjkim@kyunghyang.com



여운이 좀체 가시질 않는다. 

이미 막 내린 한 음악 전문 케이블방송의 예능프로그램이 정치사회적인 화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이 가야 할 감동 정치의 길”이라고 했고, 불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공정사회의 모델”이라고 언급했다. 

이제는 누구나 다 아는 ‘인생역전’의 주인공 허각, 그리고 덩치 큰 공중파의 시청률을 한순간에 눌러버린 케이블·위성채널 엠넷(Mnet)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2> 이야기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사회의 어떤 ‘급소’를 건드린 걸까.

지난달 28일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슈퍼스타K 2> 총괄연출자(CP) 김용범 프로듀서(PD·35)를 만났다. 김 PD는 <슈퍼스타K> 기획단계부터 참여해 시즌1과 시즌2 연출을 도맡았다. 
그는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약속시간보다 늦게 나타났다. 약간 헐렁한 카디건 차림에 수염을 깎지 못해 조금 피곤해보였지만 ‘모범생’ 같은 모습이었다. 후배 사진기자에게 “에스에스오공일(SS501)이 아니라 더블에스오공일”이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대중음악에 대한 ‘무식’을 드러내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슈스케 신드롬’을 일으킨 케이블·위성채널 엠넷(Mnet)의 <슈퍼스타K 2> 총괄연출자 김용범 PD. 
134만명이 참가해 ‘한국판 폴 포츠’ 허각이 최종 우승자가 됐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 방송이 끝났는데도 여전히 바쁜 것 같다.

“아직도 프로그램이 끝났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회의, 후속 프로그램 제작, 줄줄이 잡혀 있는 인터뷰와 회식 등 일정이 빡빡하다.”

- 케이블TV로는 기적이라고 할 만한 20%의 시청률이 나왔다. 이런 ‘초대박’ 성과를 낸 기분이 어떤가.

“<슈퍼스타K 2>의 캐치프레이즈가 ‘기적을 노래하라’여서 기적이 이루어진 것 같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다. 처음부터 노래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것이 시청률보다 더 중요하다.”

- 보너스는 받았나. 

“이야기는 들었다. 올해는 좀 두둑한 보너스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슈퍼스타K 2>의 인기를 언제 실감했나.

“매회 현장의 열기와 문자투표에 놀라곤 했다. 70대인 작은어머니가 ‘잘 보고 있다’고 전화를 하셨다. 조카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르시는 분이었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재미있다고 하셨다. 할머니와 손자 손녀가, 아버지와 딸이 함께 시청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

-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었을 것 같다.

“스태프 모두 사생활을 반납했다. 1년 동안 회사에서 먹고 잤다. 늘 조마조마한 순간을 겪어서인지 심장병까지 생겼다. 정말 후회없이 일했다. 혼기가 지나가는데 연애도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 독신으로 늙을까봐 걱정이다. 하하하.”

- 어릴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중학교를 졸업한 뒤 낮에는 환풍기 기사로 밤에는 행사장에서 노래하며 꿈을 키워온 허각이 우승자였기에 더욱 감동적인 드라마가 됐다. 허각의 우승을 예감했나.

“시청자 투표가 나올 때까지 제작진도, 심사위원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허각은 163㎝의 작은 키, 통통한 몸에 얼굴도 미남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무엇보다도 노래를 잘한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찾았고, 무대를 휘어잡았다. 노래 잘하는 사람 중에서도 그처럼 애잔하거나, 기쁘거나, 뭉클한 감정을 잘 전달하는 가수는 많지 않다. 외모의 단점도 특유의 야생적인 매력으로 극복했다. 정말 좋은 곡과 만나는 순간 빵, 터질 수 있는 친구다.
허각은 꿈을 잃지 않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 

- 정치인과 종교인이 우리 정치와 사회가 허각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데….

“88만원 세대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보통 젊은이의 뜨거운 성공담이 감동과 희망을 줬다는 점을 평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허각을 비롯한 최종 11명(톱11)이 모두 화제가 되는 것도 대단하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모두 촬영과 녹음, 방송 출연, 각종 매체의 인터뷰로 정신을 못차릴 정도다. 연예기획사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허각, 존박, 강승윤, 장재인은 광고모델이 됐다.
정식 가수로 데뷔하지도 않았는데 강승윤의 ‘본능적으로’, 장재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이 벌써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다. 11명 모두가 개성과 매력이 뚜렷한 친구들이다.
자신의 절실한 노력에 따라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될 수 있는 원석들이다.”

- 소위 ‘슈스케 신드롬’을 일으킨 이 프로그램의 성공요인을 꼽는다면.

노래를 듣는 재미를 일깨웠다. 서바이벌 리얼리티의 극적 재미, 휴머니즘의 요소도 잘 어우러졌다고 본다.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공한 경우가 별로 없었다. 노래로만 경쟁해서는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생각에서 <슈퍼스타K>만의 스토리텔링을 기획했다. 참가자들이 노래를 부르게 된 배경, 경쟁자들이 합숙하면서 겪게 되는 성장 과정, 노래실력과 열정, 절박함들을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 출연자와 시청자들이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완성하면서 열광했다.”




- 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과 우리나라 참가자들의 문화 차이도 있을 텐데.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외국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자신의 속마음까지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우리나라는 겸양의 전통 때문인지 기쁨과 슬픔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지역예선에서 우승한 딸을 껴안으면서도 어색해서 어쩔 줄 모른다. 노래하겠다는 딸을 혼내기만 했지 안아줘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평소에 가족에 대한 사랑을 더 많이 표현했으면 좋겠다.”

- 이 프로그램이 방송문화에 가져온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본격적으로 문자투표라는 형식의 ‘쌍방향’ 방송을 시도했다. 사실 케이블TV는 시청자가 적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 시즌1부터 반응이 좋았다. 올해는 문자투표를 확대했다. 이것이 케이블에 새로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방송에서 쌍방향 프로그램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 <슈퍼스타K 2>의 성공이 침체된 한국의 음악시장과 연예계 세태에 자극이 될 수 있다고 보나.

나는 ‘서태지와 아이들’ 세대다. 음반 100만장이 쉽게 팔렸다.
1990년대 들어 음반시장이 급격히 무너졌다. 2000년대에는 음원판매로 가수들의 수익구조가 바뀌었다. 대형기획사들이 아이돌그룹을 앞세워 음악시장과 방송무대를 장악했다. 좋은 노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음악 장르가 획일화됐다. 
<슈퍼스타K> 참가자들의 미션곡을 선곡하다 보면 대부분 90년대 이전의 노래였다. 아이돌 중심의 가요계 풍토에서 보면 ‘흘러간 명곡’들이었다. <슈퍼스타K>의 인기는 대중이 ‘노래’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슈퍼스타K>를 계기로 또 한 번 음악의 황금기가 찾아왔으면 좋겠다.”

- <슈퍼스타K> 출연자들은 실력이 출중한데도 왜 연예기획사에 들어가지 못했나.

20대는 노래와 춤을 가르치는 동안 30대가 넘어버리기 때문에 기획사들이 중·고생만 찾는다. 노래실력보다 외모를 먼저 본다. <슈퍼스타K>는 외모, 나이와 관계없이 재능 있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내년에는 중·장년층도 많이 도전해서 노래와 인생으로 감동을 주었으면 좋겠다. 한국의 폴 포츠나 수전 보일이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

- <슈퍼스타K>의 심사에 대한 공정성 논란도 있었다.

공정성과 객관성은 이 프로그램의 생명이다. 후배 PD들에게 우리는 수도승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시청자 투표에서도 정확하게 룰을 정해놓고 공정성을 끝까지 지켰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국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이 노래에만 집중해서 우승자를 뽑았다.”

-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출연자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까발렸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서 미화시키거나 다르게 편집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부모의 이혼 등 결손가정, 외환위기의 영향 등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많았다. 꾸미지 않아도 가슴 아픈 사연이 넘쳐났다. 노래 또한 절절할 수밖에 없었다. 노래에는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그들의 노래가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자극을 더하기 위해 조작할 이유가 없었다.”

- 승부를 부추긴 점도 있지 않나.

“누군가 쓴 ‘허각의 사회학’이라는 글을 보고 쓴웃음이 나왔다. 이 프로그램 자체가 음악을 소재로 한 서바이벌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다. 1등을 뽑는 전국노래자랑 같은 거다. 재능을 뽐내면서 그들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톱11이 지금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탈락자들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 <슈퍼스타K>의 미덕은 탈락자도 상처받지 않는 것이다.” 

- 참가자들이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 흠집내기에 시달리기도 했는데.

“인터넷이 ‘제3의 권력’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프로그램의 반응을 알아봐야 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도 없다. 네티즌은 월드컵처럼 확 끓어올랐다가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린다. 익명성에 숨어 막 질러대는 것이 문제다. 아이들끼리는 사이가 너무 좋은데 네티즌들이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마약설 같은 걸 퍼뜨리고, 이상한 사진을 퍼나르는 것 때문에 힘들었다. 심사위원들을 비난하는 글도 많았지만 그들은 프로답게 눈치 보지 않고 소신대로 심사했다.

- <슈퍼스타K> 출신들이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기를 바라는가.

“자기 색깔이 확실한 가수가 오래도록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 외모보다 매력과 열정이 먼저다. 톱11 가운데 외모가 뛰어난 친구는 별로 없다. 그런데도 노래를 듣고 있으면 위로가 되고, 행복해지고, 진한 느낌이 전해진다. 요즘 젊은이들이 성형하고 외모를 가꾸는 데만 관심이 많은데 자기의 숨은 매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슈퍼스타K>를 통해 많은 젊은이들을 만났을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를 어떻게 생각하나.

“10대, 20대들은 형제가 많지 않다. 대부분 외아들, 외동딸이다. 그러나 사회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경쟁만 했지, 화합하거나 공동작업을 해본 경험이 별로 없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그룹 미션이었다. 참가자들은 합숙생활을 통해 서로 돕고 노력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추상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정한 음악의 친구들을 얻었다. 승자가 패자를 붙잡고 우는 것은 진심이었다. 이런 따뜻한 배려가 우리 사회에 더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우리나라는 ‘연예인 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수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 같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젊은이들에게 연예인은 욕망의 사다리와 같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유일한 돌파구라고 생각한다. 연예인의 위상도 많이 높아졌다. 부모들까지 자녀를 스타로 만들고 싶어 기획사를 찾아다닌다. 많은 젊은이들이 연예인을 동경하지만 그 길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성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 것 같다. 그런 사회현상이 보통사람이 화려한 연예인이 되는 ‘스타탄생’의 <슈퍼스타K>로 분출된 것이라고 본다.” 

- 공중파 방송에서도 <슈퍼스타K>와 비슷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한다. MBC는 이미 <위대한 탄생>의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SBS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환영한다. 다양한 개성의 가수들이 더 많이 나와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충분한 사전 조사나 탄탄한 구성 없이 너무 서두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진행방식은 물론 지원서 양식까지 <슈퍼스타K>와 똑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슈퍼스타K>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3년 동안 따로 태스크포스(TF)팀을 조직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기획안을 수없이 수정하면서 새로운 오디션 포맷을 만들었다. 우리는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걱정하지 않는다.”

- 공중파와 비교할 때 케이블방송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도전 정신이다. 케이블은 그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실험을 해왔다. 이 프로그램도 엠넷이니까 가능했다. 엠넷은 음악 전용 케이블이면서 음악공장 같은 곳이다. 음원 유통, 포털사이트, 공연, 연말시상식 등 음악과 관련된 모든 것이 모여 있다. 올인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케이블 채널도 공중파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김 PD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5살 때부터 서울에서 자랐다. 부모는 은퇴하고 공기 좋은 남양주 덕소에서 텃밭을 가꾸며 살고 있다. 그는 청소년 시절 조용하기만 한 ‘범생이’였다고 한다. 영화와 음악에 파묻혀 살았다. 지금도 시간이 나면 혼자서 영화관을 찾는다. 실험적인 공포영화를 좋아하지만 새로운 영화는 거의 다 보는 편이다. 영화음악을 좋아해 CD를 많이 가지고 있다. 외국어대 영어과에 다니면서 번역작가의 경험을 쌓기도 했다. 엠넷은 군대에 다녀온 뒤 입사한 첫 직장이다. 입사 8년차. 그동안 <서인영의 카이스트>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가.

“실험적이면서도 사람 냄새 나는 도전적인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 내년에 시작할 <슈퍼스타K 3> 연출은 후배에게 물려주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맡았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희망이다.”

- 휴가계획은 세웠나.

“휴가는 받아놨는데 막막하다. 1년 동안 ‘쪽잠’을 너무 많이 잤다. 일단 집에서 잠부터 푹 자야겠다. 여행도 하고 싶다. 가보고 싶은 곳은 많았는데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동안 못 본 영화도 몰아서 보고 싶다. 하루종일 영화관에서 보낼지도 모르겠다. 다른 것은 그때 가서 생각해봐야겠다.”


■ ‘슈퍼스타K 2’는

134만명 예선 참가… 시청률 21% ‘초대박’

<슈퍼스타K 2>는 케이블TV의 위상을 새롭게 했다. 음악전문 케이블 방송국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는 CJ E&M 이미경 부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3년여의 기획과정을 거쳐 2009년 시즌1을 시작했다. 전국 지역예선에 71만명이 참가했다. 최종 시청률은 케이블TV로는 경이적인 8.5%를 기록했다.

시즌2는 지난 4월부터 대전, 인천, 대구, 광주, 춘천, 제주, 부산, 서울의 국내 8개 지역과 미국 LA 해외예선을 거쳤다. 134만명이 예선에 참가했다. 3차 예선과 ‘슈퍼위크’(심층 노래대결)를 거쳐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김지수, 김은비, 박보람, 앤드루 넬슨, 김소정, 김그림, 이보람 등 11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도전자들은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채 합숙생활을 하며 본격적인 트레이닝을 받았다.

7월23일 시작한 본선 생방송 오디션은 서바이벌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심사위원 점수(30%)와 사전 인터넷 투표(10%), 실시간 시청자 모바일 투표(60%)를 합산해 탈락자를 결정했다. 문자투표는 매주 평균 43만건, 마지막회에는 무려 130만건을 기록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승철, 엄정화, 윤종신의 코멘트 ‘제 점수는요’는 올해 최고의 유행어로 꼽힌다. 

최종 우승자 허각은 2억원의 상금과 QM5 차량 1대를 받았으며, 음반 발매와 2010 MAMA 시상식 무대 출연을 약속받았다. 시즌2 최종회의 최고 순간 시청률은 21.1%로 같은 시간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압도했다. <슈퍼스타K>는 앞으로 일본(슈퍼스타J), 태국(슈퍼스타T), 중국(슈퍼스타C) 등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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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
8월말 드라마가 시작할 때만 해도 이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화려하고 관심을 끄는 캐스팅이었지만 잘나가고 있던 자이언트와 동이에 치여 제대로 힘을 쓸 수 있을지. 애들이나 보는 드라마겠거니 무심코 보기 시작했는데 웬걸. 
내일모레 마흔을 바라보는 아줌마가 열두살짜리 딸보다 더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지 뭡니까. 처음에 송중기에게 꽂히더니 박유천, 유아인에 이어 정조를 연기하는 조성하씨에게까지 열심히 팬질을 해대고 있습니다. 

친구들, 다른 아짐들, 선후배 동료들 할 것 없이 삼사십대 여자들 몇명 모이기만하면 누가 멋있다며 이야기꽃을 피워대는 것이 남사스러워 마이클럽닷컴 등 인터넷을 슬쩍 봤더니 뒤늦게 동방신기 사진까지 모은다는 중증 아짐들 이야기를 듣고는 배꼽을 잡았습니다. 



KBS2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 출연하는 박민영이 캔커피로 언 손을 녹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남장여자. 이 오묘한 존재가 주는 매력이 있지요. 몇년전에도 <커피프린스1호점>이 비슷한 컨셉으로 수많은 여심을 공략했습니다. 
요근래 만화는 잘 모르겠지만 80년대에 초중고의 학창시절을 보낸 여성들이라면 남장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원한 사랑의 로망 오스칼과 유리우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겁니다. 베르사이유의 장미의 오스칼, 올훼스의 창에 등장하는 유리우스. 

만화책을 부여잡고 잠못 이루며 베개를 적시던 그날 밤들, 내가 주인공이 된 양 등장인물들을 생각하며 달뜨던 그 감정에 공부고 뭐고 손에 안잡히던 그날들. 
성균관스캔들을 보면서 무차별적으로 공습을 해 오던 그때 그날의 기억과 감정들은 현실을 잠시 접게 만들더군요. 미니홈피 스킨 바꿔달라는 딸래미에게 도토리 10개도 안사주던 제가 과감히 도토리 200개를 결제하고는 사흘밤을 꼬박 새며 올훼스의 창과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다시 읽어버렸습니다. 


만화를 읽어가면서 <올훼스의 창>의 크라우스를 걸오(유아인)에 비교해봤다가 유스포프를 이선준에 대입해봤다가 ... 
연습장을 펼쳐놓고 관계도를 그려가며 가당치도 않은 인물분석을 하더니 급기야 두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죽 늘어놓고 가상 캐스팅놀이를 하고 있는 저를 모닝콜로 맞춰놓은 알람이 울리고서야 발견했답니다. 
꼬박 새웠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그닥 피곤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내 청춘의 그날들, 꽃같은 나이였던 시절을 지내왔지만 내일모레면 마흔인 현재의 나를 생각하니 미묘한 허전함과 아릿함이 온몸을 맴돌더군요. 그렇게 푸석하게 아침을 맞으며 출근해서
쓴 기사입니다. 
 
사족-출근길에 올해 예순 둘이신 엄마에게 뜬금없이 전화를 걸어 물어봤습니다. 엄마, 남장여자 하면 생각나는게 뭐가 있죠? 
휴대폰 건너에서 카랑카랑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엄마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글쎄... 아, 김옥선이?






ㆍ‘로맨스 + 정치’ 중년층이 홀딱 빠졌다


조선시대 대학인 성균관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청춘유생들의 이상과 열정, 로맨스를 버무려낸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뒷심이 무섭다. 
아이돌 스타인 믹키유천(박유천)을 비롯해 송중기, 유아인, 박민영 등 신인급 연기자들을 파격적으로 캐스팅하면서 화제를 모을 당시만 해도 이 드라마는 10대들을 겨냥한 로맨스 사극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묵직한 정치적 주제와 생동감 넘치는 당시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이 조화를 이루면서 시청자층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30·40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성균관 스캔들>에 열광하는 폐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미시족이나 골드미스를 주요 대상으로 한 포털사이트 마이클럽닷컴 등에는 드라마 감상문을 비롯해 출연진 사진, 뉴스 정보를 모은 글이 빼곡하다.
주요 게시판마다 “서른을 훌쩍 넘은 나이에 동방신기 사진을 뒤지고 있는 내 모습을 동료들이 볼까봐 두렵다” “이 나이에 내가 미쳤나보다” “애들 보는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뒤통수 맞았다”는 식의 코믹한 감상평도 줄을 잇고 있다. 



남장여인 김윤희(오른쪽)와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명문가의 자제 이선준.
이들을 중심으로 ‘잘금 4인방’ 사이를 감도는 애틋한 감정은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KBS 제공


◇ 여성 시청자층 열광 = 지난 8월30일 전파를 탄 <성균관 스캔들>의 초기 시청률은 6%대였다. 경쟁 드라마인 <동이>와 <자이언트>가 각각 20%를 넘는 높은 시청률로 단단한 아성을 쌓아놓은 터라 시청률 면에서 고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횟수를 더해가면서 시청률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말 10%를 넘어섰고 지난 5일에는 11.1%(AGB닐슨·수도권 기준)를 기록했다. 초기에 비하면 시청률이 배나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시청률 상승은 30·40대 여성층의 유입이 바탕이 됐다.
방송 초기만 해도 전체 시청자 가운데 10대 여성의 비중이 18.7%로 가장 높았지만 12회까지 진행되면서 10대 여성은 12%대로 줄어든 반면 30·40대 여성시청자 비율은 각각 18.2%, 18.6%로 높아졌다.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원작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도 재조명받고 있다. 2007년 출간 당시에 인기를 모았던 이 소설은 최근 베스트셀러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국출판인회의가 집계한 온·오프라인 서점 통합 베스트셀러 6위에 올랐으며 이달 들어서는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출판업계에서는 독자층의 30~40% 정도가 30대 여성층인 것으로 보고 있다.

◇ 로맨스와 현실감 버무려져
KBS 드라마국 이강현 EP는 “이선준(박유천), 문재신(유아인), 김윤희(박민영), 구용하(송중기) 등 ‘잘금 4인방’(여자들이 맥을 못 출 정도로 매력적인 이들을 일컫는 원작소설 속 은어)의 매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데다 이들을 통해 의미있는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중년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드라마에는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었던 대중문화 작품의 흔적이 어른거린다. 꽃미남, 남장여자라는 모티브는 <커피프린스 1호점> <꽃보다 남자>가 주었던 흥미로움과 닮아 있으며 잘금 4인방 개별 캐릭터에는 198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 <올훼스의 창> <베르사이유의 장미> <캔디캔디>의 등장인물을 떠올릴 만한 연결고리도 있다.
여기에다 드라마는 정통사극의 문법을 차용해 무게감을 더했다. 개혁군주 정조와 정약용의 고뇌, 노론과 소론의 대립, 당대조정의 갈등 구조를 성균관 판으로 압축한 잘금 4인방과 성균관 장의 하인수 간 대결구도 등이다. 이 같은 장치는 판타지적인 로맨스에 현실감을 부여했다.
이 같은 현실감은 30·40대 여성의 몰입을 이끌었다. 인터넷 게시판에 남긴 한 주부의 글은 이를 뒷받침한다. “치열한 성장통을 겪으면서 추억을 쌓아왔던 청춘의 시기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상실감 때문에 이 드라마에 몰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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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