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게는 여름의 음악이다. 그리고 자메이카와 밥 말리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밥 말리의 대표곡 ‘안돼요 여인이여, 울지 말아요(No Woman, No Cry)’는 마음이 답답할 때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노래다.


“나는 기억하고 있어요/ 우리가 살던 트렌치타운의 공동마당에서/ 위선에 찬 인간들을 관찰하던 때를/ 우리가 만난 좋은 친구들과 어우러지던 순간을/ 우리와 함께했던 좋은 친구들 그리고 살아오면서 잃어버린 좋은 친구들/ 밝은 미래 앞에서 결코 과거를 잊어서는 안된다오/ 자 이제 눈물을 닦아요.”


레게음악의 전도사로 불렸던 밥 말리는 이 노래 속에서 지금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절대로 울지 말고,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노래한다. 마치 사랑하는 여인에게 바치는 곡 같지만 사실은 그의 조국 자메이카를 위한 노래다. 1962년까지 영국 식민지였던 자메이카, 나아가서는 백인들에게 탄압받아온 흑인들을 절규하듯이 위로하고 있다.


밥 말리는 언젠가 모든 흑인이 그들의 고향인 아프리카에 모여서 이상향을 건설할 것이라는 라스파타리아니즘의 추종자였다. 1세기 전 흑인 인권운동가 마르쿠스 가비는 에티오피아가 흑인들을 구원할 약속의 땅이 될 것이라면서 라스파타리아니즘을 주도했다. 그러나 메시아로 추종했던 하일레 셀라시에 1세 에티오피아 황제가 쿠데타로 물러나면서 시들해졌다. 그러나 카리브해의 레게 뮤지션들은 라스파타리아니즘을 종교로 신봉했으며 레게머리를 고수하면서 명상을 위해 마리화나를 피웠다.  


밥 말리는 이 노래의 작사, 작곡자로 그의 친구 빈센트 포드의 이름을 올렸다. 포드는 밥 말리와 1950년대 트렌치타운의 빈민가에 살던 시절의 친구였다. 당뇨로 두 다리를 잃은 장애인이었지만 의협심이 강했고, 무료급식소를 운영하여 빈민구제에도 앞장섰다. 암울하고 힘들었던 시절에 함께 정을 나눴던 친구에게 재정적 보탬을 주기 위해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 노래는 1981년 5월 밥 말리가 뇌종양으로 사망한 뒤 발매된 베스트앨범에 수록된 라이브 버전이 더욱 큰 인기를 누렸다.


<오광수 경향플러스 콘텐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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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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