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술, 담배를 금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세요. 규칙적인 생활, 휴식, 특히 충분한 잠이 중요합니다.”


척수염을 수년째 앓고 있는 내게, 의사 선생님이 약 처방과 함께 해주신 말씀이다. 봄 페스티벌과 각 도시 축제 등 공연이 잦은 요즘, 주로 밤시간대 일정이 많은 나에겐 지키기 쉽지 않은 규칙이다. 공연을 마치고 밴드 멤버들과 작업실로 돌아오는 새벽 시간,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퍼포먼스 등을 재점검한 뒤 음악작업을 시작하고 주로 아침에 귀가한다. 그리고 늦잠을 자려는 아이를 깨워 학교를 보낸 뒤 다시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어쩌면 불규칙한 삶은 내게 불가피한 선택이다. 


요즘 내 생활패턴은 이렇다. 드렁큰타이거의 이름을 걸고 발매한 열 번째 정규 앨범의 후속곡 ‘l love you too’ 홍보 기획, 윤미래의 새로운 음반 작업, 필굿뮤직의 막내 신인가수 비비의 데뷔 앨범 기획과 뮤직비디오 작업, 훈남 래퍼 비지, 윤미래 그리고 내가 함께하는 유닛그룹 MFBTY 활동계획 등 쉴 틈 없이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는 중이다. 


작은 사무실에서 이 모든 게 멈춤 없이 굴러가게 하려면 고려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저예산을 쪼개고 쪼개서 매달 직원들의 월급이 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철저한 계산과 많은 미팅이 필요하다. 요즘같이 전문화, 대기업화, 그리고 치열해진 음원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크고 작은 공연들을 매주 해야만 한다. 때론 큰돈이 들어오고 그 성과의 즐거움을 맛보기 전에 다음 프로젝트에 투자를 바로 해야 하는 경우 빚에 허덕이는 날도 지혜롭게 대처해야만 한다. 내 자신, 신인가수, 멤버들과 직원, 그들의 가족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저 음악이 좋았고 배고픈지도 몰랐던 예전과는 분명 상황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타이거JK


수많은 직업 중에서 아티스트 겸 기획사 대표인 나의 하루 일과를 간략히 설명해봤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잦기 때문에 술, 담배에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은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서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의사 선생님의 처방은 내 뇌에 즐거움을 주는 도파민을 자극했다. 바쁜 하루하루에 치여 심히 시니컬해진 요즘, 의사 선생님의 처방은 건강에 대한 나의 의식을 다시 깨우는 듯했다. 


우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화장실 벽에서 흔히들 마주치는 명언 글귀를 보면서도 가볍게 지나치고 만다. 척수염 악화라는 무서운 말을 들었을 때도 그랬다. 정작 내게 중요한 삶의 자세를 잃고 살아온 것은 아니었을까. 긍정의 힘은 위대하다. 여기서 말하는 긍정이란 감정을 억눌러온 비현실적인 문구를 말하는 게 아니다. 힘든 현실을 마주하면서도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가면 어제보다 좋은 오늘이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긍정의 자세로 세상을 바라본 지 2주째. 우선 평소 내게 스트레스를 주던 일들이 작아 보이기 시작했다. 휴식시간이 많지 않지만 하루에 10분은 투자해서 명상을 하고 바른 숨쉬기를 한다. 예전에 유행했던 웰빙 바람에 이어 동양 의학과 긍정의 힘을 돕는 명상 애플리케이션이 외국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명상, 수면, 스트레스 감소를 돕는 앱이 쏟아지는 걸 보면 결국 건강한 몸은 건강한 생각에서 시작된다는 걸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바쁜 일상에 운동도, 수면도 사치라고 고개를 젓는 분들도 긍정의 기적을 믿어보자. 왼쪽 허벅지 마비와 말초신경의 결함으로 여기저기 합병이 온 상태에서, 나의 선택지는 2가지다. 더 악화될지 모를 내일에 대해 걱정하고, 날 걱정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형식적인 인사 정도라 생각하며 부정하거나, 웃음과 긍정의 에너지로 받아들이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 결국 나는 긍정이라는 단순한 방향을 택했고, 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마비 증상에 벗어나 감각이 돌아오는 중이다. 그동안 난 고독과 역경에서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하고, 때론 예민해지고 다투고 자책하고 고민에 밤을 지새우는 게 일상이었다. 


지금 난 뒤늦게 깨닫게 된 이 긍정의 기적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다. 우선 결혼생활이 더 사랑스러워졌고, 어머님의 얼굴에 미소가 잦아졌으며, 직원들의 발걸음도 가벼워 보인다. 숨소리가 달고 물맛도 꿀맛이다. 스트레스 공장이던 사무실도 이제 새로운 아이디어의 장으로 변했다. 


긍정의 힘은 대단하다. 스트레스를 분해하는 소화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공짜 처방을 믿고 시작해보자. 그리고 2주 후에 달라진 당신의 삶을 목격하라! Peace and love.


<타이거JK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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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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