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블라블라/정태춘의 붓으로 쓰는 노래'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19.10.14 붉은 노을 장엄하다
  2. 2019.09.26 한가을 자주 국화
  3. 2019.09.16 태풍은 썩은 나무를 부러뜨리고
  4. 2019.08.29 해는 다른 세계로 넘어가고
  5. 2019.08.16 팔월 밭둑 뽕나무, 숨이 막힌다
  6. 2019.08.01 일촉즉발 산업전쟁
  7. 2019.07.18 우울한 날엔 복권을 사지요
  8. 2019.07.04 깃발만 보면 흔들고 싶어진다

江邊秋蘆田(강변추로전) 강변엔 가을 갈대밭


西天熱火海(서천열화해) 서편 하늘엔 뜨거운 불바다 


붉은 노을 장엄하다 _ 700×340㎜ _ 초배지에 동양화 물감과 먹 _ 2018


유소년 시절에도 시골의 고향 들판에서 노을은 수없이 보았을 것이다. 광활한 간척지와 거기 연이은 갯벌 너머로도 해는 날마다 졌을 테니까. 그런데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나이 들어 도시 살면서, 또 옥상 있는 집에 살면서 거기서 만나는 노을에 너무 많이 감격스러워한다. “오오… 저거 좀 봐아….”


아마도 노을 장관의 각별함이 나이와도 관련 있을 듯싶다. 그래서 어린 시절까지 떠올려 보는 것이다. 


들판에서 무감하게 노을 바라보던 그때 그 소년은 지금의 내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감정 과잉과 한 편의 청승. 


그 소년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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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을 자주 국화 _ 900×470㎜ _ 초배지에 먹과 동양화 물감 _ 2018


작년 봄 강원도의 어느 지인께서 보내주신 국화 모종들이 그 가을 옥상 텃밭가에 화알짝, 오오래 피워주었었다.


더러는 다른 작물들 사이에서도 어느날 갑자기 꽃이 맺히고…. “호오, 거기에도 네가 있었구나.”


그 국화들이 올가을 또 꽃을 피우고 있다.


올봄부터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었고 여름에 잠깐 쉬고 이제 가을일정에 들어가야 한다.


10월, 11월 두 달 동안 10개 지역 콘서트를 돌아야 한다. 40여명의 스태프들과 함께.


내 텃밭가의 국화 무더기들, 자주 보아주는 이 없이도 거기 옥상에서 저희들끼리 만발할 것이다.


감사한 가을이다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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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은 썩은 나무를 부러뜨리고 _ 600x300 _ 화선지에 먹 _ 2019


颱風折腐樹 後陽輝健葉(태풍절부수 후양휘건엽)


“태풍은 썩은 나무를 부러뜨리고 그 뒤의 햇살이 건강한 잎사귀 위에 빛난다”


초가을 태풍이 지나갔다.


그동안 긴장과 우려를 동반했고 결국 많은 상처를 남겼다.


썩고 허약한 나무들 거리에 쓰러졌고 나뭇잎과 잔가지들 도로 위에 나뒹굴었다. 거리가 볼썽사나웠다.


그러나, 그 태풍을 묵묵히 감내한 가로수 잎사귀들 건강하게 한가을로 간다.


그 위로 드문드문 맑은 햇살이 빛난다.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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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越向異世 吾欲從去之


(일월향이세 오욕종거지)


靑夜疑悲歌 陋巷酒燈愁


(청야의비가 누항주등수)


“해는 다른 세계로 넘어가고 나 거기 따라가고 싶어라


푸른 밤 슬픈 노래 들릴 듯하고 누추한 뒷골목 술집 등불 쓸쓸해라”


해는 다른 세계로 넘어가고 _ 750×500㎜ _ 디지털프린트에 동양화 물감 _ 2014



일종의 정신 질환일까? 나는 늘 다른 세계를 꿈꾼다. 비난받아도 싸다.


진보는 도덕적 책임을 무기로 싸워왔다. 그게 무너지면 끝이다.


물론 한국의 보수에게선 그런 것을 본 적이 없다.


성장률이 답보하고 있는 유럽이나 미·일·중·러의 주변국들…그리고 북한…. 불안하다. 


그리고 국내 상황…. 우울하다.


결벽하고 진정성 있는 진보와 그들의 낙관적 전망과 메시지가 없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쓸쓸하다.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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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밭둑 뽕나무 _ 450×470㎜ _ 초배지에 먹 _ 2015


강촌의 늙은 내외


가랑비 좀 뿌린다고 고추밭 고랑에서 나오지 않는다


장대비 좀 쏟아져라 푹푹 찌는 마른장마



원주 남한강변의 펜션은 그 마을의 수익 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졌는데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오랫동안 비어 있었다.


그래서 내게 기회가 온 것이었다. 장기 임대. 난 저렴한 작업 공간(사실은 스스로의 유배 공간?)을 얻었고 마을은 건물 관리자를 얻은 셈이었다. 그러나 내가 봄여름 건물 주위의 무성한 풀들을 감당하는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예초기를 마련해서 직접 풀을 베고 치우기도 하지만 자주 가 있지 못할 때에는 감당키 어려울 만큼 자라 있어서 돈을 내고 마을에 부탁해야 했다. 그러면 이장이 직접 오거나 마을 노인회장님과 총무님이 오기도 했다. 이장은 좀 젊은 분이지만 회장님과 총무님은 나보다 훨씬 더 연세가 많은 분들이다. 돈 때문이 아니고 사람이 없다는 거였다. 그런데 참 마음 편치 않은 것은 푹푹 찌는 더위에 그분들이 힘들여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었다. 그런 방식으로 남의 노동을 산다는 일이었다. 이것이 윤리적인가…. 


노인회장님 내외분은 펜션 옆 그분들의 고추밭에서 자주 마주쳤었다.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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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산업전쟁 _ 600×610㎜ _ 화선지에 먹 _ 2019


세기말의 세계화, 관세 철폐, 자유무역…, 그리고 지금 저 사나운 얼굴들.


탐욕과 오만의 무례한 언사들. 소위 21세기 신문명을 이끌고 가는 이들의 대화….


자국의 이익과 패권을 추구한다. 이웃과의 호혜와 선린은 구 문명의 낙후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자국 국민의 삶이 기아선상에 놓이기라도 했다는 듯이 비장하다. 이익이 침해당하면 언제든, 얼마든 보복하겠다고 공언을 한다. 군함과 전투기로 시위를 한다.


차별과 좌절이 분노를 만들고 그 분노가 자기 내부의 성찰로 가지 않고 이웃과 경쟁자들을 향한다.


트럼프, 아베, 푸틴, 시진핑의 얘기가 아니다. 거기 공동체 시민들 얘기다. 그런 야만에까지 왔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다를까. 얼마나 더 성장을 해야 하는 걸까. 왜 선한 분배와 공존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걸까. 언제 우발적으로 꽝! 터지지 않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아니, 지금 전쟁 중이다. 새로운 세기의 절대적인 화두는 돈이며 산업문명은 불안 그 자체다.


지성과 이성은 어디로 갔을까.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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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날엔 복권을 사지요 _ 450×470 _ 초배지에 먹과 복권 _ 2018


복권이 당첨되면 뭘 할 거죠? 그건 비밀이에요오. 왜냐면, 쫌…부끄럽거든요. 그런데 왜 사세요? 으음…희망이 필요하지요오. 무슨 희망요? 으음…부자가 되는… 저런 복권 한 장으로 부자가 되나요, 3만달러 시대에? 아니죠, 부족하지요, 계속 사야겠지요오. 당첨될 거라고 믿으시나요? 아니죠오, 사서 버리기 전까지가 겨우 그 유효기간이지요오 뭐… 아아 행운을 기다리는 거군요? 에에이, 행운은 아무한테나 오나요, 그냥 희망을 사는 거지요오 뭐….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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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만 보면 흔들고 싶어진다 _ 700×460㎜ _ 화선지에 먹과 동양화 물감 _ 2018


“깃발만 보면 흔들고 싶어진다, 


여기 패잔의 유배지에서라도 말이다.” 


<반산>


언젠가, 한강에 노을이 지고 있었다. 


거기 강변 공사장에서 노을 속에 홀로 초라하게 나부끼는, 


흙이 묻어 낡고 찢어진 붉은 깃발을 보았다.


전시장에서 기자들이 물었다. “왜 ‘패잔’이죠?” “예, 그야, 난 한때 사람들과 세상을 바꾸는 싸움을 한 적이 있고, 졌지요. 그래서 패잔이지요. 끝까지 동의할 수 없는 패배…. 아직도 거기에 머물러 있는 자의…. 내가 바란 세상은 이런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참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난 아직도 그런 눈치도 헤아릴 줄 모르고….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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