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블라블라/정태춘의 붓으로 쓰는 노래'에 해당되는 글 31건

  1. 2020.03.26 새 벼루를 얻었네
  2. 2020.03.12 저녁 강변에 나가지 마세요
  3. 2020.02.27 북으로 흐르는 강변 갈대밭(강촌적설)
  4. 2020.02.13 별은 내 머리 위에서 빛나고
  5. 2020.01.30 노래는 시다, 라는
  6. 2020.01.16 가자, 저 산
  7. 2020.01.02 차별하지 마라
  8. 2019.12.19 고향 평택①

새 벼루를 얻었네 _ 690×350㎜ _ 화선지에 먹 _ 2019


廣硯滿充磨墨水(광연만충마묵수) 

小舟解繩出何海(소주해승출하해)

幼年野端其淺海(유년야단기천해) 

乘舟仰天托風乎(승주앙천탁풍호)


넓은 벼루에 먹물 갈아 가득 채우고

작은 배 줄 풀어 어느 바다로 나갈거나

어린 시절 들판 끝 그 얕은 바다

배에 올라 하늘 바라보며 바람에 의탁할거나


산업문명은 인간을 집단화하고 조직화한다. 공장, 공단과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 그리고 사무실들, 문화시설들…. 그게 도시다. 거기서 벗어난 인간은 산업 인력이 아니거나 부수적인 존재일 뿐이다. 문명은 개인이 혼자 있을 때에도 모바일이든 컴퓨터든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라고 한다. 무선 통신의 첨단 미디어와 플랫폼들을 통해 대량 소비를 위한 집단 취향을 만들어내고 끝없이 소비하고 생산하게 한다. 


산업문명에서 독립적인 개인과 자유인은 없다. 집단화된 문명에 성찰과 지성은 없고 트렌드와 팬덤만 있다. 


거기에 수시로, 문명이 백신도 치료제도 준비하지 못한 신종 전염병의 재앙이 덮친다. 일대 혼란이 일어나고 사회적 약자들이 가장 먼저, 크게 타격당한다. 생계를 위협당한다. 코로나19로 작금, 그 문명의 일부가 멈춰섰다. 잠시.


이제 그만 재앙이 잦아들기를…. 속히 모든 사람들이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기를….


<정태춘 |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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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강변에 나가지 마세요 _ 650×350 _ 화선지에 먹 _ 2018


勿出夕江邊(물출석강변) 

傷心月與風(상심월여풍)

저녁 강변에 나가지 마세요

달빛 바람에 마음 다쳐요


코로나19 사태가 한참인데 너무 한가한 얘기일까, 언젠가 광나루 건너편 물가에서 달 떠오는 강변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저녁 강변은 더없이 한적하고 스산한 바람이 키 큰 갈대 숲을 흔들고 있었다. 


그 너머 멀리로 인간의 거처 시멘트 건축물들이 공제선을 형성하고 있고. 내가 여기에 왜 나와 있을까, 나는 정말 현실에 존재하는 사유체일까, 그 존재감은 왜 이리 쓸쓸할까…. 그 뒤, 다시는 저녁 강변에 나가지 않았다.


요즘 거리에 사람이 줄고 특히 노인들 만나기 쉽지 않다. 젊은 사람들도 가능하면 집 안에 머물고 가까운 지인들과의 만남도 미룬다. 하여, 처음 등장한 용어 ‘사회적 거리 두기’.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근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이야 실감이 덜하겠지만, 모두 고립감 같은 것들을 느낀다고 한다. 답답함과 함께.


그러나 행여 저녁 강변에 나가지 마시라. 거기 더 사람 없고, 문명의 우울까지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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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으로 흐르는 강변 갈대밭_ 330×450㎜ _ 화선지에 먹 _ 2014


북으로 흐르는 강변 갈대밭


하얗게 하얗게 눈이 쌓인다



종일 인적이 없다. 외진 펜션 현관 앞까지 고라니들이 더러 다녀가고 멀리 강변 갈대밭에 눈이 쌓인다.


펜션 거실에서는 일 없는 사내가 오후 내내 창가에 서성이다가, 붓글씨 몇 자 쓰다가, 그 적요를 깨는 요란한 색소폰을 한참을 불다가, 어두워지기 전 현관을 나와 차에 올라 북쪽 도시 서울로 돌아간다. 그 좁은 도로 위의 차 바퀴 자국을 천천히 하얀 눈이 지우고 펜션도 다시 차갑고 고요해진다. 또, 몇 년 전 이야기다.


올겨울, 서울에 눈이 얼마나 왔던가. 오래오래 소란한 겨울 도시에 눈 대신 바이러스의 불안이 쌓이고 있다. 이번 것은 얼마나 오래갈 것이며 그다음 것은 언제 또 올 것인가. 이 첨단 과학 문명의 시대에….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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星邇輝吾頭頂上


 不知此亦星中一


“별은 가까이 내 머리 위에서 빛나고


 여기 또한 그 별들 중의 하나임을 


 알지 못한다”


별은 내 머리 위에서 빛나고 _ 700×690㎜ _ 화선지에 먹 _ 2014


몇 해 동안 오며 가며 지내던 원주 작업실에서 쓴 글이다. 거기서 참 많은 글들을 썼었다. 혼자 있는다는 것이 그런 것이었다. 나와 만나는 것. 그리고, 사람의 세상이 아니라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난다는 것. 자연 아니, 우주 공간. 비록 또한 나의 눈으로 보고 만나는 새로운 세상이 별것 아닐 수 있지만 상상과 사유는 달라진다. 그리고, 무슨 깊은 통찰이 없더라도 그 시간들은 ‘고요함’으로 내게 보상해 준다.


그 작업실을 지난주에 비워주었다. 내게 장기 임대해 주었던 마을에서 매물로 내놨기 때문이다.


거기 고적한 강변 펜션의 짐들을 서울 한복판으로 다시 끌고 들어오다니….


어쩔 수 없다. 여기서 그 공간과 시간을 다시 만드는 수밖에. 형편 되는 만큼….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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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시다, 라는 _ 750×390㎜ _ 초배지에 먹, 동양화 물감 _ 2018


“노래는 시다”라고 추켜세워질 때, 짐짓 겸손을 표해야 하나 노래 속의 텍스트를 목소리로 풀어내는 가수의 속내에는 저런 것이 있다. 문학도 시도 아닌 또 다른 무엇.


그러나 전제는 그 텍스트들의 의미를 한껏 부풀렸을 때의 이야기이다. 노래 속의 텍스트가 음악 속에 묻혀버렸거나 현란한 음악의 부수적인 존재로 전락했을 때, 그건 또 말장난이 된다.


노래들 속의 언어가 사라졌다. 노래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노래는 더 이상 이성을 자극하지 않는다. 이 또한 말장난에 불과할까….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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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저 산 _ 470×430㎜ _ 초배지에 먹 _ 2019


심산무도(深山無道)


깊은 산, 길 없다



가자, 저 산


장엄하구나


가자, 저 산


고요하구나


가자, 거기 길 없는 골짜기 물소리 있고


야생초 싱그런 풀밭도 있으리니


깊은 산 사람 발자국 없고


길 없으면 또 저들의 문명도 없으리니


가자, 저 산


깊은 산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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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無二日(천무이일)

國無二民(국무이민)

하늘에 두 해 없고 나라에 두 백성 없다

 

차별하지 마라 _ 600×300㎜ _ 초배지에 먹 _ 2019

 

공자 왈. 천무이일(天無二日), 그것은 진리다. 뒤엣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배치된 말이다. 그다음 말로 국무이군(國無二君), 나라에 두 임금 없다 하니 그것도 그때로서는 못할 말도 아니다.

 

그러나 그 말도 버려진 말이 된 지 오래고 민이 군을 뽑고 군이 민을 섬긴다고 하는 세상이다. 섬긴다면 차별 없이 섬겨야지, 세계 어디서나 차별이 극심하다. 어디 누구는 그러려니 하고 어디 누군가들은 처참하다.

 

새해 벽두, 달콤한 덕담보다 비명 소리를 전하는 것이 절실한 아, 대한민국….

이 땅에서 차별받는 모든 이들 복 받으소서.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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幼年野端其淺海(유년야단기천해)

어릴 적 들판 끝의 그 얕은 바다


越水何有吾不知(월수하유오부지) 

물 건너에 무엇이 있는지 나 알지 못했네


遠回基地至邑內(원회기지지읍내) 

미군기지를 멀리 돌아 읍내에 이르면


越懼鐵路生疎人(월구철로생소인) 

철길 건너기 두렵고 낯선 사람들


棹頭里是吾故鄕(도두리시오고향) 

도두리가 바로 내 고향


早春黃沙滿綠夏(조춘황사만록하)

 이른 봄 황사에 초록 가득한 여름


秋黃金波猛冬風(추황금파맹동풍) 

가을 황금 물결에 사나운 겨울바람


只歌平生戀其野(지가평생연기야) 

다만 평생 노래하며 그 들판 그리워했다네


고향 평택 1. _ 700×690㎜ _ 초배지에 먹 _ 2019


올해 전국 투어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지난주에 그 21번째 도시 안동 공연을 마쳤다. 그리고 내년 연초에 평택 공연을 시작으로 3월까지 더 진행될 것이다. 사실 평택 공연은 지난 10월에 잡혀 있다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이틀 전에 취소되었다. 아, 하필 고향에서의 공연이…. 그것이 1월4일로 준비되고 있다가 또 갑자기 11일, 12일로 연기되었다. 아, 하필 고향에서의 공연이 왜 이리 어려운지…. 고향은 참 멀다. 누구에게나 그럴까?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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