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힙합은 더 이상 생소한 장르가 아니다. 힙합을 하는 래퍼들이 겨루는 TV 쇼프로그램은 이미 일상이 됐다. 쿨리오의 ‘갱스터스 파라다이스’는 힙합의 클래식 반열에 오른 노래다.

 

 

이 노래가 발표된 건 1995년이다. 당시 신인 래퍼 쿨리오는 영화 <위험한 아이들>의 OST의 삽입곡을 의뢰 받았다. 미셸 파이퍼 주연의 이 영화는 흑인빈민가의 한 고등학교에 부임한 여선생이 엉망진창인 학교를 참 교육현장으로 만들어 간다는 내용이다. 원래 1960년대 흥행했던 영화 <언제나 마음은 태양(원제:투서, 위드 러브)>(시드니 포이티어 주연)을 리메이크한 1990년대 버전 영화였다.

 

캘리포니아의 흑인빈민가 콤튼 출신인 쿨리오는 약물과 범죄로 얼룩진 이곳에서 갱스터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흑인 소년들의 절망을 노래에 담았다. 역시 흑인폭동 때 총격에서 살아남은 동료가수 LV와 함께였다. 쿨리오는 “빈민가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꿈을 박탈당한 채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위한 우울한 송가”라고 밝힌 바 있다.

 

쿨리오가 랩을, LV가 코러스를 맡아서 녹음했으나 문제가 생겼다. 코러스 부분은 스티비 원더의 노래 ‘패스트타임 파라다이스’를 샘플링했는데 그가 욕설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사용을 불허했다. 결국 쿨리오는 욕설을 뺀 새로운 가사로 스티비 원더의 허락을 받아냈다.

 

결과적으로 이 노래는 영화보다도 크게 히트했다. 쿨리오와 LV는 1995년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대선배인 스티비 원더와 함께 무대에 섰다. 영화 OST에 앞서 발매된 싱글앨범은 미국과 영국에서만 500만장 이상이 팔려나가면서 대성공을 거뒀다.

 

‘나는 미친 갱스터, 확실한 범죄자/ 날 화나게 하지 마, 내 부하들이 가만 안 둘 거야/ 죽음은 순간이야/ 죽을 각오로 산다는 거 말고 뭐가 더 있겠어/ 나는 지금 스물세 살, 스물네 살까지 살 수 있을까.’

 

노래 전체에서 묻어나는 슬픔이 묘한 힘을 갖는 노래가 아닐 수 없다. 파라다이스라는 단어가 주는 역설도 이 노래를 떠받치는 힘이다.

 

<오광수 경향플러스 콘텐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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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