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가보고 싶은 콘서트를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이연실을 꼽겠다. 누구냐고 묻는 이도 있을 것이다. 모를 법도 하다. 1990년대 중반 대중 앞에서 홀연히 사라진 그녀는 여전히 잠행 중이니까.

 

‘멋들어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에서 껄껄껄 웃던/ …/ 오늘도 목로주점 흙 바람 벽엔/ 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 월말이면 월급 타서 로프를 사고/ 연말이면 적금 타서 낙타를 사자/ 그래 그렇게 산에 오르고/ 그래 그렇게 사막엘 가자.’

이연실이 작사·작곡한 ‘목로주점’은 지금 들어도 신선하다. 월급 타는 날 긴 나무 널빤지 탁자가 놓인 주점에서 막걸리 한잔하면서 호기롭게 사막으로 여행하는 꿈을 꾸는 풍경이 떠오른다. 파워 넘치는 목소리는 아니지만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주는 감흥도 상당하다.

 

전북 군산 출생. 포크 1세대인 그녀는 홍익대 미대 시절 라이브클럽에서 노래하다가 학교를 그만두고 1971년 가수로 데뷔한다. 좋은 노래를 만들고 부르기 위해서 대구로 내려가 ‘다방 레지’를 체험하고, 노래하다가 시비 거는 취객과 맞붙어 싸우는 등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는 일화도 있다.

 

데뷔곡 ‘조용한 여자’와 ‘새색시 시집 가네’에 이어 다음해 발표한 ‘찔레꽃’은 이연실의 탁월한 음악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노래다. 특히 ‘찔레꽃’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부른 가수들이 많지만 이연실이 그것은 군계일학이다.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등과 어울리면서 포크계의 송라이터로 명성을 날렸던 이연실은 1975년 대마초 사건 때 연루되어 주춤한다.

 

‘목로주점’은 1981년 발표한 재기곡이다. 이제는 LED 조명으로 대체되어 30촉(30W) 백열등을 볼 수 없다. 그러나 막걸리를 마시다가 취해서 눈앞에서 백열등이 왔다갔다한 경험이 있는 술꾼이라면 이 노래를 들으면서 시간여행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풍문에 의하면 강원도 어디선가 감자농사를 짓고 있다는 이연실은 왜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물론 그 선택도 이연실의 몫이니 대중 앞으로 나와달라고 강요할 수 없지만 열성팬의 입장에서는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오광수 경향플러스 콘텐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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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