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 눈먼자들

언택트 시대를 겪으며 무용 공연도 많은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다. 무용 공연은 타 공연에 비해 대중적 지지율이 취약하고, 마니아층 위주로 관객층이 형성되고 있어 언택트 공연에 대한 중요성과 사명감이 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공연을 할 때 객석 점유율을 반으로 줄여 거리 두기를 하며 코로나19 감염 방지에 만전을 기해왔다. 그러나 객석의 간격이 좁아 공연장 관람객의 밀도가 상당히 높은 편인 소극장의 경우는 한 자리씩 거리를 두다 보니 관람객 수가 확연히 감소되어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원시시대부터 기원과 치유의 역할을 하면서 인간의 역사와 함께한 무용은 여러 형태로 발전되면서 예술적, 대중적으로 서로 접촉하고 대면하면서 완성되는 예술이다. 이토록 소통의 역할이 춤의 진정한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언택트 시대에는 춤의 기본적인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곤란하다.


공연예술의 3요소인 무대, 퍼포머(공연자), 관객 중에서 보는 사람 즉, 관객의 자리를 언택트 기술들이 대신하게 되면서 무용수들은 무대에서 관객의 시선과 에너지를 느끼지 못한 채 여러 대의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는 일이 많아졌다.


공연은 막이 한번 올라가면 처음부터 끝까지 중단 없이(인터미션 제외) 이어져야 하는데, 비대면 온라인 공연은 카메라를 통해 관중을 만나다 보니 사뭇 다른 현장감에 당황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촬영 콘셉트에 따라 영화를 촬영하듯이 장면을 끊어가며 촬영하는 경우도 있기에, 무용을 공연하는 것인지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사실 언택트 시대에 따라 각 예술단체가 무료로 공개하는 양질의 공연을 온라인 영상으로 감상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무료공연에 대한 인식이 굳어질까 우려되기도 한다. 물론 현장성은 다르지만. 때와 장소 그리고 관람 에티켓에 제한이 없는 온라인 공연의 편리함 때문에 이전의 공연장 풍경을 되찾으려면 공연예술계가 앞으로 얼마나 힘들어야 할지 벌써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얼마 전 대규모 온라인 콘서트에 성공한 BTS, 추석특집 나훈아 콘서트 등 멀티미디어 기술의 놀라운 발전으로 객석을 가득 메운 동시간 스트리밍 관객 스크린과 함께하는 방식은 새로운 공연의 지형도를 제시하고 있다.


이제 방구석에서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떤 공연이든 접속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현장성 없이는 관객의 표정과 에너지를 읽을 수는 없지만, 당분간은 각자의 공간 1열에서 랜선을 타고 경험하는 공연에 적응할 때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향유할 수 있는 예술의 역할은 변함이 없고 춤의 역할도 변한 적은 없다.


<김성한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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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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