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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는 미국의 건국신화다. 1776년 7월4일, 미국인들은 대영제국에 맞서 민주공화정을 선포했다. <스타워즈>는 거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제국’에 맞선 ‘공화국’의 투쟁을 그린다. 미국식 자유 민주주의 역사를 영화적으로 재현하는 현대판 신화다. 고전 신화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영웅의 모험담이라면, 현대 신화는 영화의 스토리텔링과 스펙터클 이미지로 만들어지는 할리우드 문화 상품이다. 서부극의 존 웨인은 인디언 학살자가 아니라, 미국 역사의 개척자가 된다. <스타워즈> 영웅 루크 스카이워커는 팰퍼틴 황제와 ‘어둠의 제국’에 맞서는 미국식 민주주의 수호자다.

 

라스트 제다이 포스터

 

1977년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 첫 편의 제목은 ‘새로운 희망’이다. 이 영화의 기록적 흥행은 베트남전 패배와 경제 위기로 절망했던 사회 분위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중들이 갈구했던 ‘새로운 희망’은 1980년 신보수주의 레이건 대통령의 ‘위대한 미국’과 ‘스타워즈’ 전략핵무기 계획으로 변질된다.

 

로빈 우드가 통찰했듯이, <스타워즈>는 신자유주의 레이건 시대의 개막작이었다!

1999년,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이 시작된다. 이 시기에 미국은 2001년 뉴욕 9·11 테러-아프가니스탄 전쟁-이라크 전쟁(2003)-세계금융위기(2008) 등 전쟁과 테러, 경제적 파국의 위기에 내몰렸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에 맞서 ‘영웅적 전쟁’을 감행했다. 하지만, 대중들은 서서히 다스베이더로 변해가는 조지 부시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았다.

 

<스타워즈>는 제국과 공화국의 대립이라는 뚜렷한 선악 이분법에 기초한다. 황제-총독-다스베이더-스톰트루퍼 등 ‘어둠의 제국’과, 루크-레아 공주-한솔로-오비완-요다 등 저항군 진영이 맞서 싸운다.     

 

조지 루카스는 조지프 캠벨의 ‘분리-입문-귀환’의 영웅 신화 3단계 법칙을 충실히 따라간다. 오이디푸스 신화, 기독교 신앙을 비롯하여 불교, 도교, 힌두교, 일본 사무라이 등 다양한 동서양 신화들을 뒤섞는다. <스타워즈>는 새롭고 특이한 ‘권선징악’ 영웅 서사극이다.

 

2015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와, 2017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8: 라스트 제다이>는 미국 건국신화의 완성을 위한 마지막 시퀄 3부작이다. 루카스필름과 21세기폭스를 인수한 디즈니 미디어 ‘제국’은 영화, TV, 소설, 음반, 게임 등 프랜차이즈 마케팅을 위한 새로운 신세대 가족주의 영화를 선보인다. 루크와 요다는 구시대 제다이 경전을 불태운다. 이제 영웅의 운명은 여성 제다이 레이에게 넘어간다. 흑인 전사 핀, 포, 로즈 등 신세대 전사들은 다인종 미국 사회의 젊은 세대를 상징한다. 마치 악당과 보안관이 겨루는 서부극의 ‘마지막 결투’처럼, 붉은 소금 사막을 배경으로 신세대 악당 카일로 렌과 라스트 제다이 루크의 최후 결전이 벌어진다.

 

극장 바깥에서는, 또 다른 ‘별들의 전쟁’이 벌어진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 트럼프가 북한과 중동이라는 악의 무리들과 맞서 싸울 것을 천명한다. 1977년 <스타워즈> 최초 개봉 이후 4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불행히도 ‘악의 제국’에 맞서 싸우는 미국의 운명은 여전히 계속된다. ‘옛날 옛적 먼 은하계에서’ 제다이 기사단의 영웅적 투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처럼.

 

할리우드 영화는 양날의 칼이다. <스타워즈>는 미국인의 꿈을 실현하는 ‘정의의 광선검’이기도 하지만, 대중의 희망을 전쟁과 파시즘의 욕망으로 이끄는 ‘어두운 포스’가 되기도 한다. 버트런드 러셀의 위트 넘치는 표현처럼, 할리우드 영화는 천진난만한 ‘영웅 흉내 내기’일 뿐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에겐 차라리 있는 그대로의 삶을 버티는 편이 더 낫다. 트럼프 시대의 깊은 어둠 속에서 극장 문을 나서는 모든 지구인들에게, ‘포스가 그대와 함께하기를!’

 

<정헌 중부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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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