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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간다. 우리 모두에게 심난했던 한 해가,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 한 해가 간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라는 희망이 있기에 여기 서 있다. 그 끝에서 ‘뉴스감별사’ 혹은 ‘뉴스가공자’로 부를 만한 한 사람을 만났다. 타고난 유머감각으로 TV뉴스를 재가공해서 해학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웃기는 앵커’ 최일구(50·MBC <주말뉴스데스크> 진행자).

수년 전 그를 처음 볼 때부터 나는 그에게 ‘중독’됐다. 말하자면 ‘일구 폐인’인 셈이다. 동네 슈퍼마켓 아저씨, 택시기사님들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듯 친근한 뉴스를 전하는 그를 크리스마스 이브에 만났다. 이브에 만날 사람으로는 부적절하다는 걸 알면서. 



김-작년에 저 토크콘서트 때 오셨잖아요. 그 때 뵙고 처음인거죠? 저야 뭐 평소에도 잘 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지내세요?



최-바빠요. 일주일이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몰라. 토, 일 두번 뉴스 진행하는건데 일요일 밤에 다음주에 뵙자고 인사하고 나면서 좀 쉬어야지 하는데 어영부영하다 금방 금요일이야. 벌써 뉴스 진행한지도 두달이 지나갔고.
발령은 10월초에 났는데 곧바로 무릎팍 도사 출연해라, 아침프로 출연해라 이러면서 다녔지, 광고 찍었지. 뉴스 하기도 전부터 별 거 다했어요. 별거 아닌것처럼 보이는 광고 사진도 20㎏짜리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라 죽겠더라고. 어찌나 힘들던지. 하기 전에도 신경 많이 썼지. 뭔가 시청자에게 다가갈 부분이 없을까 하고. 그래서 앵커가 직접 나가서 현장을 만나면서 역동성을 가미하자고 했어요. 뉴스가 달라지고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기 위해서지.

김-연평도때도 직접 가시고 낙지 파동때도 가시고, 현장 많이 나가시던데요. 

최-그렇죠.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빌려준다는 코너도 그래서 나온거고.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는 사람들 이야기, 기자들이 뉴스 만들면 기껏해야 10~12초 정도 나오는데. 그래서 마이크를 빌려드린다고 하는 거죠. 무안 갯벌도 가보고 SSM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정릉시장도 갔었는데 너무 안타까운거야. 골목에 마이크 들고 돌아다니는데 그때 외치던 아주머니, 할머니들 이야기. 결국 그 사람들이 무너지면, 그들도 대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인데 전체 소비기반이 무너지는 거죠. 서민층이 무너지면 대기업이 만든 제품을 누가 사겠어요. 난 정말 상생에 어긋난다고 봐요. 

김-제가 개인적으로 팬이라서 뉴스는 거의 빠지지 않고 봅니다. 배현진 아나운서 때문에 보는 건 절대 아니라고 말씀 드릴게요. 하하. 그런데 앵커와 단순히 뉴스를 전달하는 전달자의 차이가 뭔가요? 최앵커님이 하시는 걸 보면 뉴스의 취사선택, 앵커의 자유의지가 굉장히 많이 반영돼 있는 것 같아요. 

최-뉴스 취사선택과 편집에 대해서는 나도 부분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책임자가 따로 있는거고, 앵커멘트는 제가 직접 다 하죠.
뉴스진행하면서 원칙이 몇가지 있는데 우선 앵커멘트는 짧게 하자는 것. 모든 설명은 기자들이 해주는거니까 괜히 앵커가 길게 해봐야 소용없고. 두번째는 유머가 있어도 좋겠다는 거예요. 물론 앞부분에 나오는 주요한 뉴스, 당사자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그런 뉴스에 유머를 섞는다는 건 아니죠. 나중에 중후반 가면서 분위기가 쳐지고 천편일률적인 느낌이 들 때 있잖아요. 게다가 주말이잖아. 그러니까 좀 액셀레이터를 밟아보자고 하는거지. 유머도 섞고. 그런데 시청자들이 좀 오해하시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 종잡을 수 없긴 해요.
그래서 이게 맞는건지 싶고. 5~6년전에 뉴스할 때는 툭툭 던지는 멘트가 재미있다고 하시던데. 제동씨도 알잖아. 공연이 끝난 뒤의 쓸쓸함. 나도 그래요. 앵커가 참 외로운 자리다 싶어. 인터넷에 나오는 거 보면 마음도 아프고. 엊그제 인터넷 기사 보니까 최일구 어록만 남고 시청자는 다 떠났다 이런 뉴스가 나왔는데 마음 아프더라고. 요새는 분당 실시간 시청률 그래프가 있어서 지금은 뉴스 끝나고 그것도 봐야해. 분석회의 해서 이기면 좋아서 술마시고 지면 속상해서 마시고. 그래서 매일 술이지. 

김-원래 앵커의 뜻이 조정경기를 할 때 뒷자리에 앉는 사람이라는 뜻이래요. 방향을 잡고 무게중심을 잡는. 저는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해외뉴스 보면 앵커가 기자들하고 농담도 하고 웃기도 하고 자연스럽고 좋더라고요. 유머도 섞고.

최-영어가 다 들리는가본데. 난 하나도 안들리는데. 유머는 어쨌든 복잡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데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갑갑할 때 툭 던지는 한마디에 사람들은 흥이나고 용기를 갖고 살 수 있게 돼요. 유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5년전보다 더 확고해졌어요. 옆에서 뭐라고 하더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은 강해지는데 딜레마이기도 하지...

김-요즘 정치 뉴스는 유머를 안섞어도 될 것 같아요. 워낙 코미디가 많으니까. 여하튼 유머를 사용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뉴스의 무게감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에서 대놓고 뭐라고 하는 것은 비난밖에 안되잖아요. 웃으면서 뒤에서 슬쩍 치는게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요. 유머를 사용한다고 하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한 문제가 아니라 누가 봐도 공분할만한 문제들인거죠. 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일각에선 연성화된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최-그렇죠. 공분을 불러일으킬만하거나 누구나 공감할수 있는 부분에 대해 짧게 멘트를 한마디씩 하는건데 그 한마디만 가지고 연성화라고 지적하는 것은 동의하고 싶지 않아요. 뉴스라는게 앵커가 진행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기자들이 취재한 콘텐츠가 뉴스인데 제 멘트 하나로 전체 뉴스가 연성화된 뉴스, 코메디 뉴스인양 윤색되고 있잖아요. 물론 진행방식에서는 연성화일 수 있지만 뉴스 컨텐츠가 연성화된 것은 아니죠. 그래서 딜레마이고 고민이긴 해요. 우리 뉴스에는 고발 뉴스도 많고 강한 메시지를 담은 것도 많은데 인터넷에 뜨는 뉴스를 보면 내가 멘트한 것만 갖고 왈가왈부하니까. 얼마전에도 내가 영구 흉내를 낸 걸로 ‘최일구 뒷수습’ 이걸로만 뉴스가 뜨지, 뉴스데스크가 무슨 뉴스를 다뤘는지는 부각이 안되잖아요. 유머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유머를 하는건데 자꾸 주객이 전도돼서 우리 뉴스 전체가 웃긴 뉴스가 되는 것 같아서, 그래서 위축돼요. 딜레마이고 고민이죠. 

김-아마 그런게 아닐까요? 기존의 형식을 깰 때 사람들이 느끼는 최초 거부감같은 것 말예요. 주류 뉴스에 들어와서 이렇게 하시는게 처음이니까. 사람들이 느끼는 이중적 기대감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앵커와 시청자가 가까웠으면 좋겠다 싶지만. 제왕적 카리스마도 요구하고. 이 두가지 사이에서 끊임없이 왔다갔다 하는거죠. 재미도 있으면서 한편으로 앵커가 저래도 돼? 하는 이중적 기대감이죠. 제가 봤을 때는 제대로 된 뉴스,사회에 필요한 뉴스를 더 많이 전달하기 위해 유머가 수단이 되는건데, 그 유머만 가지고 자꾸 이야기하고 부각되니까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최초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최-생각해봤는데 우리 사회 발전 단계에서 아직 수준이 그정도인것 같아요. 서구에선 자유롭게 한다면서요. 우리 사회가 갖고 온 역사적 토대를 봤을 때 톨레랑스가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수백년에 걸쳐 민주화와 근대화를 거쳐온 서구와는 우리 사회가 다르죠. 톨레랑스가 부족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사회도 그런 모순이 있잖아요. 서구에서 통용되는 것을 부러워하면서 막상 그런 것을 시도하면 ‘저거 뭐야?’ 이러면서 찬반 논쟁이 붙고 논란이 되는 것 가아요. 시간이 지나야지. 실험이라고 보여져요. 시간이 지나고 방송환경이 달라지면 나같이 재미있게 하는 앵커가 인기를 끌지 않을까? 
그나저나, 장가는 언제 갈려구요?

김-아침에 갈려구요. 아유 참. 언제 가는지 묻지 마시고 누구와 할 건지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중매나 좀 서주시든가. 

최-앵커로서 권위잡고 각잡고 이러면 나는 그게 훨씬 쉬워요. 힘 주고 인상 빡빡 쓰면서 프롬프터로 나오는 기사 본문 읽기만 하면 되는건데, 그거야 식은 죽 먹기지. 그렇게 좀 안하려고. 뉴스도 상품이거든요. 쇼핑 채널에서 쇼호스트가 눈에 띄게 하려고 많은 노력 하잖아요. 앵커 역할도 그렇다고 봐요. 어떻게 하면 우리 상품을 더 구매할 수 있게 할까 하는거죠. 써준대로만 하지 않고 통찰력이 있어야 하니까. 어떻게 할까 데스크들과 의논하면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는거죠. 그렇게 하려면 힘이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려요.

김-뉴스에 대한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사람들도 있지요? 


최-장난하냐? 코미디 하냐? 이런 이야기는 마음이 아파요. 당사자가 첨예하게 맞서는 뉴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뉴스도 있잖아요. 난 그래서 딱딱한 방법 대신 부드럽고 재미있게 시청자들에게 툭 던지는 방법으로 뉴스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것에는 동의 못해요. 호소하고 싶지. 잘 보시면 그래요. 엄중한 뉴스에 대해서는 표정하나 안바꿔요. 총선, 지방선거 때 개표방송 하면 그땐 정말 표정 하나 안바꾸죠. 시청자들이 오해를 하시거든. 그땐 넥타이를 어떤 색깔 맸는지 갖고도 앵커가 특정 당을 지지하느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거든. 

김-뉴스를 쇼호스트가 상품 파는 것에 비유하셨는데, 물론 뉴스가 단순한 상품은 아니죠. 그런데 쇼호스트가 자기 확신을 갖고 물건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것처럼 최앵커께서도 MBC 뉴스에 대한 자부심을 전제로 뉴스를 전달하실텐데요, MBC 뉴스만의 차별화, 강점이 뭔가요?

최-어려운 질문이네. MBC라는 사풍 자체가 인간미가 있어요. 사람들이 푸근하고, 인간미 있는 집단이지. 그래서 뉴스에도 인간미, 사람 냄새가 나요. 

김-제 생각에도 그런 뉴스가 시청자들에게 앵커가 우리와 공감한다는 느낌을 줄 것 같아요. 전에 대형마트 때문에 재래시장 상인들 찾아가셨잖아요. 화가나서 마이크에 대고 이야기하시던 한 어머니 이야기 들으면서 시청자들도 저같은 그런 느낌을 가질 것 같아요. 

최-상권 이야기가나와서 그런데 우리 도쿄 특파원이 일본도 그런 문제가 심하다고 뉴스를 전해오면서, 골목 상권이 여전히 살아 있는 한 지역의 비결을 전해줬어요. 그게 바로 교류더래요. 지역주민들, 이웃들과의 교류 때문에 편리한 대기업형 마트가 있지만 이 지역은 여전히 골목에 있는 가게들이 많고, 가게들이 단골을 유지하면서 상생하고 있다더라고. 동물과 달리 사람은 태어나면서 누군가 돌봐줘야 하잖아요. 사람보다 다른 동물들은 훨씬 독립적이죠. 사람들은 날 때부터 지켜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동물이고. 그래서 대화와 소통이 중요해요. 시청률 경쟁은 이후 문제고, 난 시청자들, 뉴스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후회없이 교류하고 소통하고 싶어요. 

김-오죽하면 곰하고도 소통을 시도하셨으니 뭐…. 하하. 말씀 안하셔도 소통을 잘 실천하고 계시잖아요. 전 뉴스의 질도 중요하지만 앵커와 시청자들이 갖는 교감도 중요하다고 봐요. 저 사람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느끼는 거죠. 

최-얼마전에 편지가 왔어요. 화정 사는 분인데 글로 직접 쓰셨어요. 고 1여학생 엄마라는데 내가 진행하는 뉴스를 보면서 그분 딸이 내 팬이 됐대요. 컴퓨터 바탕화면에 동방신기를 지우고 나로 바꿨다니 말 다했죠. 내용은 그분 딸이 나를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거예요. 방송국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결국 용기내서 썼다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면 안되겠냐고 보내셨더라고. 난 그 편지를 읽으면서 여고생이 안보던 뉴스를 보게 만들었다는 것, 인터넷에 빠져 있는 젊은 층이 뉴스를 보게 만들었다는 것, 그런데서 의미와 보람을 느꼈어요. 그래서 연락했죠. 어차피 12월25일이 토요일이니까 방송국 오시라고. 그랬더니 시간이 안된대요. 그러면서 내년 1월2일날 오겠다더군.

김-우하하하. 원래 팬들은 언제 오라고 하면 만사를 다 제쳐놓고 자기 시간을 조절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안된다고 하셨다니 너무 웃긴데요. 크크크.  어쨌든 보람이셨겠어요.

최-그렇죠. 그런데 계속 되는 일부 비판에 대해서는 걱정이 돼요. 회사 내부에서도 기자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희화화 시킨다는 문제제기가 있으니까. 내 멘트 때문에 웃기는 기자, 웃기는 뉴스가 될까봐. 소통을 위해 어느선까지 가야 맞는건지 싶고. 인터넷에 그런 기사만 좀 덜나왔으면 좋겠어요. 그저 시청자들이 알아서 보고 판단하게 해주면 좋겠는데. 앞에 나온 모든 뉴스를 제치고 말레이곰 이야기만 나오니까 전체 MBC 뉴스가 그런거 아니냐는 시선이 부담돼요.

김-유명세죠 뭐. 

최-내 개인이야 상관없는데 나로 인해 우리 구성원, 시청자들이 상처받을까 그게 걱정돼요.

김-최앵커가 생각하시는 뉴스의 기능. 즉, 뉴스는 사람들에게 이런 것을 줘야한다는게 있을것 같은데요. 

최-기본적으론 정보겠죠. 그리고 거기에 플러스 알파를 하자면 감동과 용기를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뉴스 역시 남의 이야기거든. 책을 왜 읽겠어요.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자기를 성찰하고 남의 삶을 통해 자기를 돌아보며 더 성숙한 단계로 나가기 위한거잖아요. 고전은 그게계속 검증되면서 인류역사 2천~3천년간 계속돼 온 책들이고. 뉴스도 정보만이 아닌 그런 감동과 용기의 이야기를 전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김-방송뉴스가 용기와 감동을 체험하게 하는 장치가 되었으면 하시는거죠. 

최-그렇죠. 그렇게 해보려고 하는데 말이 좀 많아요. 내가 무슨 악의를 갖고 한 것도 아닌데. 아직은 우리 시청자들이 서구식 뉴스진행에 거부감이 있는 것 같아요. 

김-소탈한 권력자를 원하기도 하지만 소탈한 권력자가 소탈한 말을 하면 권위가 떨어진다고 비난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전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최-난 실험이라고 봐요. 다양한 실험. 시민의 성숙도도 연결돼죠. 톨레랑스의 정신 말예요. 우리 사회엔 아직 이런 부분은 부족한거죠. 

김-뻣뻣한 것이 너무나 익숙해서 그런걸 거예요. 정좌뉴스. 전 오히려 그게 부자연스러워요. 시청자들이 볼 때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인 것도 왜그런거죠? 

최-글쎄.그건 모르겠네요. 앉는 기준으로는 남자가 오른쪽, 여자가 왼쪽에 앉는건데 남성우월주의라 그런건가? ‘남자는 우측에 앉는다’. 배현진 아나운서랑 자리 바꿔볼까봐. 법칙도 아닌데 그러고보니 왜 그런지 모르겠네.

김-전 개인적으로 배현진 아나운서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봐요. 전에 영구 흉내낼 때도 그렇고, 배현진 아나운서가 배를 잡고 쓰러지는 장면도 화제가 됐는데요. 함께 진행하시는 분들이 힘드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안웃어야 하는데 웃길 때, 사람 미치거든요. 그런 면에서 사죄의 말씀 한말씀 하세요.

최-음, 배현진씨는 심성이 곱고 착해서 웃음도 많아요. 원래 착한 사람들이 잘 웃잖아요. 그런데 뭐 그렇게 미안할 것 까지야 없고, 너무 배잡고 웃으면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미안함이지.

김-뉴스가 궁극적으로 해야하는 일은 뭘까요?

최-왜 어려운 질문만 해? 결국 뉴스가 우리 사는 이야기인데 미디어를 통해 우리 사회 갈등이 커지고 있는게 문제죠. 우리사회 갈등이 좀 봉합되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뉴스가 해야할 일은 사회 자체의 갈등을 치유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봐요. 그런데 아직 먼 것 같아요.갈등이 치유되기 힘든 뉴스도 많고. 

김-이런 뉴스 전할 때는 살맛난다 싶은게 있나요?

최-정릉시장 갔을 때 상인들 이야기 들을 때예요. 보람 있었어. 그런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는 쉽게 안나가거든요. 잘해야 10초~12초인데 인터뷰 위주로만 3분 반 나갔어요. 이런게 진짜 뉴스구나 싶더라고. 반응도 좋았고. 공감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우리 좀 먹고살게 해달라고 할 때 아주머니들이 그렇게 외칠 때 나도 울컥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이런 뉴스만 많았으면, 백성의 소리를 많이 전파해줬으면 하는거죠. 그게 뉴스의 본령이에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전달해주는 것. 그게 진짜 뉴스죠. 

김-수돗물 같은 뉴스가 아니라 우물같은 뉴스네요. 

최-비유가 기가 막히는데. 제동씨 어디선가 들었는데 군대에서 보초설 때 격언을 외우고 있었다면서? 나도 그거 보고서 인터넷 격언 100가지를 출력해서 스크랩해가지고 보고 있어요. 

김-보초는 아니고 화장실앞 소변기에 붙어 있는것 열심히 보는거죠. 뭐. 
영구 흉내는 미리 연습하신건가요? 즉흥적으로 하신건가요? 

최-즉흥이 어딨어요. 다 연습하지. 혼자서 해보고. 마지막에도 리포트 나갈 때 배현진씨한테 나 이거 한다고 하면서 연습까지했는데 막상 하고보니 옆에서 빵 터져서 웃고 있는거야. 그래서 뉴스 끝나고 ‘대련까지 해놓고 왜 웃냐’ 그랬더니 하여튼 웃겼대. 

그런데 제동씨 토크 콘서트는 대본 없어요? 나는 작년에 봤는데 보면서 이 사람이 보통이 아니구나 했지. 한마디 툭툭 던지는데 다 뼈가 있어. 어떻게 저런걸 다 머릿속에 담고 있을까 싶어. 

김-없어요. 제가 생각을 정리하고 올 한해의 이슈를 정리해서 준비하는건데 최앵커님이 뉴스의 문턱을 낮추고 싶은 것처럼 저도 무대의 턱을 낮추고 싶어요. 옛날 굿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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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