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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들의 예쁜 조카, 군인 아저씨들의 여동생, 또래들의 애인이자 친구. 우리시대의 ‘소녀시대’는 걸그룹을 떠나 하나의 ‘문화 아이콘’ 됐다. 


이제는 현해탄 건너 일본에서까지 인기를 끌면서 굵직한 수출품목(?)으로 자리잡았다. 행복하게도 김제동은 이들 멤버 9명의 ‘오빠’다. 흠흠. 아저씨지 무슨 오빠냐? 항변하신다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그네들이 나를 ‘오빠’로 부른다. ‘소녀시대’의 수영을 만났다. 

왜 수영만 만났느냐? 잘못하면 팬클럽에서 ‘짱돌’이 날아올 것 같아 해명하자면 이 인터뷰의 특성과 멤버들의 스케줄 때문에 일방적으로 소속사에서 추천했다. 그러니 오해 없으시길.

김-얼마만이고? 1년 됐나? 

수-에이 무슨 1년이에요. 하하 집에서 봤고. 반년만인거 같은데요.


김-어떻게 지냈냐?

수-일본 갔다가 한국왔다가. 한국에서 음반도 나오고.

김-에구. 다 죽어가네. 너무 힘들겠다. 

수-오빠 산에는 언제 가려고요?  요즘 산에 가는건 너무 추워요. 

김-넌 뭘 모르는 군. 산은 추울 때 가야 제맛이야. 그나저나 일본가서 1등하니 기분이 어떻디? 

수-안믿어지고 좋고 그렇죠. 모든게 신기하고. 예전에 제가 소녀시대 하기 전에 혼자서 일본에서 활동했던 적이 있잖아요. 그 때만해도 너무 너무 나가고 싶어했던 일본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뮤직 스테이션>이라고. 당시에 일본에서 매니지먼트 회사에 왜 나는 저 프로그램에 안나가냐고 물어보고 조르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 프로그램은 정말 유명해져야지 나갈 수 있거든요. 그 당시 활동하면서 꿈꿨던 프로그램인데 이번에 우리가 가서 그 프로그램에 나가게 된거예요. 얼마나 신기하고, 얼마나 좋던지. 정말 뼈저리게 알겠더라구요. 그런데 그 기분을 다른 아이들은 잘 모르잖아요. 그냥 나가나보다 했을텐데 그게 얼마나 대단한건지 저처럼은 모르잖아요. 혼자 있었을 때는 할 수 없는 것이 친구들과 함께 와서 할 수 있었던 것도 너무 좋았고. 

김-뭉치니까 산거네. 

수-너무 좋았죠. 멤버들도 너무 소중하고 한명 한명이 다 너무 사랑스러워요. 

김-나가니까 어떻디? 많이 힘들거라고들 했지?

수-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죠. 우울할거다, 힘들거다. 그런데 우리는 함께 있으면서 우리들끼리 똘똘 뭉쳐 뭔가를 했죠. 그래서 마치 수학여행 온 것처럼 재미있었어요. 심각하게 우리 죽어도 성공해야해 이런 것도 없고 즐겁게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김-옛날에 활동할 때는 얼마나 있었어?

수-3년이요. 그땐 일본 아이랑 같은 그룹이었어요. 

김-이번엔 얼마나 있다 온거야?

수-왔다갔다 했죠. 한번 가면 2주정도 있다가 잠시 왔다가 또 가고. 우리끼리 디즈니랜드도 가고 재미있게 놀기도 했어요. 

김-난 디즈니를 별로 안 좋아해. 

수-왜요? 오빠? 

김-디즈니, 아니 눈이 큰 것들이 싫어. 

수-아유 참. 난 디즈니 너무 사랑해요. 하늘이 내려준 선물같아요. 사람에게 이렇게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디즈니랜드인데. 팅커벨이 와이어 타고 갈 때는 너무 감동해서 울 뻔 했어요. 

김-네가 스물 두살인데 이제 놀이공원이나 미키마우스 보고 좋아할 나이는 지나지 않았니? 

수-그건 상관없어. 우리 언니는 스물여섯인데 아직도 미키마우스 진짜 좋아해요.

김-됐고. 일본에 가면 소녀시대는 남자팬들이 많니, 여자팬들이 많니?

수-여자팬들. 우리나라도 여자팬들이 많아요. 

김-왜 그런거지? 중성적인 매력이 있는건가?

수-약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워너비 모델을 보여준다고 해서 동경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언니팬, 이모팬들도 많아요. 그냥 열심히 하는 모습이 귀엽대요.

김-그래도 삼촌팬들이 제일 열광적이지?

수-아녜요. 동갑내기들이나 어린 친구들이 열광적이죠. 삼촌팬들은 오히려 조용하세요. 

김-마음은 열광인데 힘이 없어서 그럴거야. 힘이 딸려서. 소리 지르고 싶은데 2분 이상 지르고 나면 기침 나오고 목에서 뭐가 올라와. 힘들어. 그래서 그래. 아직도 팬레터 많이 받아?

수-오늘도 팬사인회했는데 팬레터 많이 받았어요. 

김-기억에 남는 건 없어?

수-너무 많죠. 일본 팬들이 한국어 공부해서 쓴 편지도 기억에 남고 온갖 정성을 듬뿍 담은 편지도 그렇고. 책을
읽고 선물해준 분도 있는데 그냥 책만 보낸게 아니라 두꺼운 노트에 일일이 좋은 구절을 적어서 그부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써주신 분도 있어요. 션 선배가 쓴 책을 보내신 분도 있었는데 그 분은 서평을 써주시면서 ‘언젠가 이분들처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저 역시 그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김-벌써 결혼 생각해? 

수-그냥 생각해 본 적 있죠. 이 세상 어딘가에는 있을 내 인연 말이죠. 얼굴은 물음표지만 존재 자체는 있을 거 아녜요. 그런 생각 해보면 누군지는 몰라도 그 존재가 사랑스럽다는 생각도 들고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요. 

김-그런 이야기하면 다른 멤버들은 뭐래? 

수-이상하대요. 하하. 

김-난 그런 생각하면서 37년을 날리고 있는데 얼마나 억울하겠니. 어딘가 있기는 있는걸까 이런 생각하면 내가 서글퍼져. 그런데 아이돌로 살면서 연애를 한다는 건 힘든 것 같아. 만나는 사람이 한정돼 있고 스케줄도 워낙 바쁘고, 갈 수 있는 곳도 제한돼 있고.

수-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나는 건 아니지만 전 연예인 친구가 많지 않은 편이에요. 

김-그래. 그런 얘기 그만하자. 내 코가 석자인데. 일본에서 밖에 나가면 많이 알아보지? 

수-그렇더라구요. 생얼로 나가도 소녀시대다, 수영이다 이래요. 그렇게 소녀시대에 대해 아시는 분들을 많이 봤어요. 

김-아시아쪽에서는 원래 반응 좋았잖아. 

수-동남아, 대만에서도 무척 사랑해주시더라구요. 얼마전에 대만 콘서트 했는데 너무 놀랐어요. 그렇게 열광할 줄 몰랐거든요. 

김-왜 그렇게 소녀시대를 좋아하는거지? 뭐가 그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


수-에너지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무대에 섰을 때 나오는 에너지에 대해서 저는 자부심을 느껴요. 그리고 소녀시대 멤버들 예쁘잖아요. 하하. 전 다시 만난 세계로 처음 데뷔했을 때 그 느낌이 기억나요. 무대에서 군무를 할 때 나오는 그 에너지와 열정. 그 느낌이 아직 그대로 소녀시대 멤버들에게 있어요. 

김-난 그 노래가 제일 좋더라. 

수-저도 그래요. 그 느낌도 너무 좋고. 지금도 무대에 설 때면 그 때의 에너지를 기억하며 힘을 내고 있어요. 그
리고 제가 멤버중에서는 좀 엄격한 편이에요. 

김-나이도 다 고만고만한데 엄격한건 또 뭐야? 

수-글쎄요. 전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하고 난 뒤에도 멤버들에게 다음엔 좀 더 이렇게 해보자는 의견도 많이 하고 안무에 대해 지적도 많이 해요. 줄 틀리거나 뭔가 일사분란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제가 많이 꼬집고. 한마디로 멤버들에게 ‘지적질’을 많이 하는거죠. 아홉명이 함께 움직일 땐 줄이 생명이거든요.

김-우하하. 나 지금 직업군인하고 인터뷰하는 것 같아. 그런데 네가 틀리면 어떡하냐?

수-애들이 지적해주죠. 틀린 것 잡아서 이야기해주면 전 고마워요. 단체생활을 하면서 배운것 중 하나는 말하는 방법도 있어요.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내 마음에 꼬투리를 잡겠다는 의도가 있으면 아무리 순화시켜도 의도가 나오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사람은 결국 기분이 나빠요. 그리고 내가 흥분이 돼있거나 화가 나 있으면 한 템포 쉬고 다음에 괜찮아졌을 때 이야기해요. 그럼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얘기하니까 오히려 받아들이는 쪽이 고마워하면서 받아들여요. 

김-왜 이렇게 철이 일찍 들었니. 옛날에도 그랬지만. 

수-멤버들이랑 있다보면 내가 어른이 된 것 같고 그래요. 연예인이란게 어른이 될 수 밖에 없는 직업인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데뷔했는데도 아이들끼리만 있다보니 어른 같다는 착각을 하는거죠. 그런데 그걸 엄마가 많이 잡아주죠. 네가 아무리 소녀시대라해도 집에 오면 내 막내딸이지 소녀시대 아니다 이러시거든요. 평범한 집의 막내딸로서 누리고 해야할 것 하고 살아가도록 배려해주세요. 우리끼리만 있으면 연예인의 생활에 젖어 자칫 교만해지고 그럴 수 있는데 집에 가면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가끔 집에 갈 때가 참 좋아요. 그런 마음을 다잡을 수 있고.

김-알겠는데, 자꾸 너랑 이야기하다보니 육군 상병하고 인터뷰하는 것 같아. 내무반 생활 이야기하고 자기가 어른이 된 것 같고, 정체성에 고민을 느끼고. 

수-한편으로는 우리끼리 있으면 어른인 것 같으면서도 내가 나를 통제해야하는 어른이 빨리 되어야 한다는게 너무 싫어요. 내가 당연히 어른이라는 것, 그게 어색해지지 않는 그 시기가 늦어졌으면 해요. 

김-소녀로 더 남아있고 싶은거지?

수-그렇죠. 

김-나도 그런 것 느낄 때가 있어. 예전에 난 어른들이 왜 사이다 글라스에 소주를 부어 마시는지 이해가 안됐어. 그런데 요즘은 내가 밥먹으면서 글라스에 소주 담아 마시거든. 나는 아저씨가 되어간다는 걸 그럴 때 느껴. 

수-나도 이런 감정이에요. 연예인이 무대에서 내려오고 녹화가 끝나면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아시잖아요. 뻔한것. 우리가 사는. 난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의 생활이라고 해야하나? 한마디로 내가 어른인게 당연하고, 연예인인게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것. 그렇게 느껴지는 시점이 늦어졌으면 좋겠어요. 

김-초심하고 연결되는 거지?

수-초심인거죠. 겸손하자는 것과도 연결되고.

김-그래. 소녀시대 수영의 모습도 있지만 스물 두살 막내딸 수영의 모습도 놓치면 안되는거지.
수-그래요. 내가 일반적인 이십대의 생활을 안했으니까 정확히 비교는 안되겠지만 어쨌든 소녀시대로서 살면서 가질 수 있는 게 늘어나고, 거기에 익숙해지고. 또 그런게 두려워지면서 그게 익숙해지면 안될 것 같고 그래요. 흔히 말하는 연예인의 모습이 되고 싶지 않은거죠. 

김-그래. 그게 핵심이지. 그게 있어야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허탈한 마음을 치유할 수 있거든. 다른 사람에 의해 평가받지 않는 자신만의 지위와 위치를 간직하고 고수해야하는거지. 막내딸 수영은 연예인이 아닌 고유의 안락하고 편안한 지위지. 평가받지 않을 자유를 가진다는 것. 그거 중요한 것 같아.

수-소녀시대는 서로 닮아가는 것 같아요. 솔직히 다른 아이돌이 평가받을 때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보니 소녀시대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목숨걸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죽어도 성공하겠어, 이런 마음 대신 데뷔 하는 것 만으로도 꿈을 이룬 거니까 좋은 친구들이랑 우리끼리 즐겁게 하자, 이걸 즐기자 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무대에서 내려와도 허탈하지 않아요. 즐기고 내려왔으니까요. 다음엔 뭘 좀 더 해봐야지, 이런 마음이 드는거죠. 허탈함에 좌우되고 상처받고 그런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일본 진출도 처음엔 부담이 있었어요. 너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출발하면서 우리가 즐겁게 하고 즐기고 오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숙소 생활도 함께 밥먹고 맥주도 마시고 TV도 보고 이렇게 지내면서 수학여행 온 것처럼 되더라구요. 일할때는 확실히 하고. 그런 모습을 순수하다고 사랑해주시는 것 같기도 해요. 시작하면서도 소녀시대가 아시아를 재패하겠다 이런 목표는 아니었고요. 누가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우린 그래요. 우리끼리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건강하면 좋겠다고. 

김-마치 예비역 전우들이 다시 만난 소감 물어본 것 같은데? 흐흐흐.

수-물론 우리가 더 많은 나라에 진출하고 잘 되면 좋겠죠. 사랑받는 것도 감사하고. 그런데 돌이켜보면 딱히 한 것도 없어요. 우리를 위해 일해주는 분들이 낸 아이디어에 동참한 것 뿐이니까요. 한 곡을 만들어 발표하기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뒤에 있거든요. 많은 분들이 아이디어 내서 세팅하고 일을 다 해놓으면 그저 우리는 가서 입혀준 대로 옷 입고 사진찍고 연습한대로 춤추고 노래하고. 내가 한 건 없는데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주고 사랑해주는 거예요. 막연하게 사랑받는게 좋다가도 이렇게 사랑받아도 될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사랑받는 시간을 유지하려면 건강하게 잘 지내는게 중요하잖아요. 얼마전에 제가 계단에서 넘어졌는데 그 순간 눈앞이 까마득했어요.

김-부담감이 심하구나. 네 나이 또래에 건강에 신경을 쓰는 것 보니. 난 너도 그렇고 다른 멤버들도 그렇고 아이돌 보면 짠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 물론 지금은 좋지만 언제까지 이대로 갈 수 있는 세상이 유지되는 건 아니니까. 하긴 너희들도, 또 평범하게 살아가는 20대의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많은 고민을 똑같이 안고 살아가는거야. 그건 그렇고 일 마치고는 다른 멤버들하고는 뭐하고 놀아?

수-밥도 먹고 영화도 보러가고. 놀이공원도 가고 네일아트도 받으러 가고 미용실가서 염색도 하고. 그게 다예요. 우리 나이의 평범한 아이들이 하는 건 다 해봐요. 

김-다른 사람들이 알아보고 난리나지 않아? 

수-그럴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러진 않아요. 하하.

김-소개팅하는건? 

수-그건 못하지만 딱히 부럽지는 않아요. 

김-난 선을 보는게 부러워. 왜냐면 내가 못보잖아. 선이라는 건 서로를 모르는 상태에서 나가는건데 나는 상대가 나를 알고 나오는거잖아. 얼굴이 알려지고 이름이 알려지는 순간 선이나 소개팅은 불가능한거야. 그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이런 설레임은 없는거지. 
하튼 앞으로 소녀시대가 어떻게 갔으면 좋겠니? 

수-마음같아선 유럽도 미국도 가고 싶고 그래요. 그런데 무엇보다 팬들이 기대하는 우리의 모습이 무너지지 않게, 그 모습을 유지하고 기대에 충족시킬 수 있도록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고 싶죠. 우리를 위해 일해준 사람들과 사랑해준 사람들의 노고와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김-팬들이 원하는 소녀시대의 모습은 어떤 것 같아? 

수-우리가 건강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서 베스트의 에너지를 뽑아내고, 그런 모습을 통해 팬들은 우리에 대해 건강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 그거죠. 가끔 생각해봐요. 과연 나를 모르는 사람을 열광적으로 사랑한다는게 어떤 마음일까? 하고 말예요. 알겠더라구요. 내가 연예인으로서 그분이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는게 그분을 더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란 걸 말예요. 그러니까 더 발전된 내 음악, 내 퍼포먼스를 보여 드리는 것이 그분들도, 우리도 서로 행복해지는 일이거든요. 

김-너랑 이야기하다보니 또 느끼는 거지만 참 어른스러운 것 같아. 내 또래같어.  예전에 상진이(오상진 아나운서)랑 너랑 나랑 <환상의 짝꿍> 같이 할 때 보면 상진이는 천둥벌거숭이 같은 것이 언제 철드나 싶었는데 넌 참 어른같고 꽉찼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수-아유, 난 내가 너무 철딱서니 없이 유치함에 깜짝깜짝 놀라요. 

김-어떤건데?

수-사소한 일에 삐치거나 생색내고... 초등학생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많아요. 멤버들끼리 신경전도 꽤 하구요. 음... 예를 들면 내가 호피무늬의 네일 아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죽 하고 있었는데 마침 어느날 다른 멤버가 해온거예요. 또 내가 패션지를 보면서 예쁘다고 찍어놓은 가방이 있었는데 다른 멤버가 공교롭게 그걸 사가지고 올 때. 그런 때 괜히 고깝고 얄미운 생각이 드는거죠. 반대로 내가 네일 숍에 가서 어떤 무늬를 했는데 내가 제일 처음 시도한 경우가 있을 거 아녜요. 네일숍 언니들도 나보고 제일 먼저 시도했다고 칭찬해주면 괜히 으쓱한 것이 기분 좋고 자랑하고 싶어지고, 남들이 안 했으면 좋겠고... 그런 심리 누구나 있잖아요.

김-알겠다. 어떤건지. 그런데 멤버들끼리도 싸우긴 싸우는거지?

수-그럼요. 사소한 신경전을 할 때도 있고 큰소리로 대판 싸울 때도 있었죠. 그런데 애정이 있으니까 그렇게 싸우기도 하는 것 같아요. 

김-맞어. 업무상 만난 비즈니스 관계라면 서로 감정이나 마음 섞을 일도, 싸울 일도 없는거지. 혹시 남자의 심리중에서 궁금한 건 없니? 남자의 이런 점은 정말 이해못하겠다 라던가...

수-술이요. 맥주는 한두잔씩 마시기도 하는데 소주는 정말 써서 못먹겠어요. 그렇게 쓴 술을 왜 마실까 싶고 컴퓨터 게임도 밤새 하는거 이해 못하겠고. 

수-오빠. 그런데 내가 데뷔하기 전에 어떤 패션잡지에서 CF를 찍은 적이 있어요. 그때가 중학교 2학년때였는데 짧은 인터뷰도 했죠. 그때 어떤 연예인 좋아하느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저 제동오빠 팬이라고 말했어요. 

김-그런데 왜 그런 말을 이렇게 늦게, 그렇게 소근거리듯이 하니? 

수-애들이 알면 왕따시키거든요. 저 그리고 조인성, 조승우씨 완전 팬이에요. 한번도 만난적 없는데 꼭 만나보고 싶어요. 황정민씨도 그렇고.

김-야, 말 돌리지 말고. 갑자기 내 팬이라고 하더니, 왜? 지금은 팬 아니야?

수-내가 닿을 수 없는 거리, 만나지 못한 상태에 있을 때가 팬이고 좋은거예요. 친해지고 나면 친한 선후배인거지 팬은 아닐 것 같아요. 오빠도 그런거교. 

김-흠. 나는 그런지 몰라도 조인성, 조승우는 다를걸? 걔들은 그냥 친한 선후배, 친한 오빠는 못 되는거야. 남자가 봐도 매력있거든. 
어쨌든 잘해라. 잘 챙겨먹고. 이상하게 난 자꾸 어린 친구들만 보면 짠해. 눈물 날 것 같고. 오늘도 대학가 갔는데 구내식당에서 뭔가를 먹고 있는 애들이 왜그렇게 짠해보이던지 모르겠어. 

수-오빠같은 어른만 있으면 사회가 참 행복할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저는 무척 설레었어요. 오빠랑 인터뷰한대서. 오빠랑 이야기하면 뭐랄까, 내가 박학다식해진 기분이랄까? 내가 오빠처럼 정신과 개념이 제대로 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내가 오빠와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 범주안에 든다는 그런 뿌듯한 기분이 들어요. 

김-어이구, 그걸 아는거야? 하하. 여튼 대중이 너로 인해 계속 행복할 수 있으려면 네가 가진 고유의 모습을 잃지 않는 것일거야. 소녀시대 수영이, 그리고 막내딸 수영이. 그 양쪽을 다 잘해내길 바래. 

수-지금 이 상태대로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잘할게요. 

김-그래. 무슨 일이 됐던 간에 자기가 하는 일에 열정을 바친다는 건 아주 중요하고 좋은 거야. 돈을 적게 벌고 많이 벌고를 떠나 청춘을 불태울 수 있다는 건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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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