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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아, <전원일기> 둘째 아들이 왜 양복을 입고 뉴스에 튀어 나오노?”
 
팔순을 바라보는 우리 어머니가 나에게 물었다. 벌써 2년 전이다. 정치가 뭔지, 장관이 어떤 자리인지 모르시는 어머니로서는 당연한 질문이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 초기 취임 때부터 대중의 눈길을 모았다. 최초의 연기자 출신 장관, 이 대통령과의 두터운 친분 등. 특히 산하기관장들을 향한 발언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얼마전 역대 ‘최장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유 장관. 연기자와 장관 그 사이의 간극은 어떠한 지, 장관직을 그만두면 다시 연기자가 될 지, 문화예술위원회나 한국작가회의 등 최근의 논란 해결 방안 등 묻고 싶은게 많았다. 물론 장관이라는 공적 자리로 인해 발언에 한계가 있겠지만,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2010년 3월 3일 김제동씨가 서울 광화문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옆 공원에서
유인촌 장관을 만나 담소하고 있다. /경향신문 김창길 기자



-인기있는 연기자로 오래 활동하셨는데 연기자와 장관, 차이는 뭐고, 그 둘 사이가 어떠십니까.

“어떤 일 한 뒤 그 일에 계속 빠져있으면 다음의 새로운 일 하기 어렵죠. 드라마 할때 왕을 했다고 이후에도 왕으로 착각하면 일이 안될 수밖에 없잖아요. 연기자때는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않을 수도 있는 선택 폭이 넒었지요.
그런데 이 일은 꽉 짜여져 있고 조직이 정리가 돼있고, 주어진 시간 안에 해야 합니다. 내 개인의 판단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죠. 한 정책을 만들어 시행했을 때 많은 국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말 무거운 일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비슷한 점도 있지만 아니에요. 그래서 그때는 이미 지나갔고, 이제는 이 일에 최선을 다해 완성도를 높여야한다고 늘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나는 괴롭지. 마음속에서.”
 
-진부한 질문이지만 솔직히 가장 궁금한 것이 있는데…. 어느 쪽이 더 행복한가요.
 
“행복, 개인적 행복감으로는 옛날에 드라마하고, 연극할 때가 행복했어요. 지금 일은 행복이라고 이야기하기보다, 오히려 먼 미래의 행복을 찾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성취감이 꽤 클 것 아닙니까.

 
“성취감은 있죠. 평소 생각했던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큰 성취감이죠.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의 삶의 질과 관계가 깊은 것이기 때문이니까.”
 
-문화부 장관 2년으로 역대 최장수 기록을 가지셨습니다. 취임후 지금까지 ‘내가 이 정책은 정말 잘했다’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자기가 스스로 자기를 판단하면서 잘했다 하는 게 어딨어. 하하하”
 
-그래도, 성취감을 느낀 정책이라도.
 
“지금 나보고 ‘너 어떠냐’하면 늘 모자란다는 생각을 해요. 내가 다 차 있다면 열심히 할 수 없잖아요. 제동씨도 마찬가지잖아요. 모자란 게 있을 수밖에 없으니 계속하고 열심히 하는 것이죠. 아직 진행형인 것들이 많아, 정책의 효과가 나오자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딱 집어 얘기하기가 쉽지않아요.”

“다만 저작권 보호 문제는 잘 한 것같습니다. 제동씨는 노래를 안 하니 잘 모를 건데, 가요계나 영화계는 잘 알 겁니다. 2년동안 저작권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노력했죠. 창작물 보호를 위해 법도 바꾸고, 단속도 많이했어요. 우리가 영화를 찍고 나면 티켓만 팔고 부가 수입은 별로 없지요. 그게 다 저작권 보호를 못해서에요. 복제물로 똥값이 되니까요.”





“작년에는 우리나라가 저작권 감시대상국에서 해제됐죠. 미 스티븐스 대사도 축하한다고 전화가 왔더라고요. 물론 해제됐다는 것 자체가 남의 나라에서 해제했다니 그리 좋아할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거잖아요.
남의 창작물을 도둑질하는 나라라는 딱지가 떨어진 거예요. 우리나라 국격도 올라가는 것이죠. 저작권을 잘 알지 못해 느닷없이 범죄자가 되는 청소년들이 안타까웠는데, 이도 개선됐어요.
제가 계속 괴로웠던 게 청소년들 문제였거든요. 저작권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습관적으로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받고 또 올리고, 블로그에 올리고 하면서 그것만 찾는 로펌 있었잖아요 왜. 단속들을 심하게 하니까 무더기로 백만원씩 벌금 내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그랬죠. 그러니까 방법이 있나요. 학교 과목에 아예 넣어 교육도 시키기로 했고, 또 3번 걸려야 법적처리를 하도록 정리됐죠.
한글박물관 추진, 대사전 발간 등 한글 활성화에도 꽤 애썼어요. 효과는 좀 있으면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학교체육 관련 등은 진행중이에요.”
 

저작권 보호 등의 일부는 ‘인터넷 재갈 물리기’ 등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인터넷상의 글들이 역기능도 있지만 순기능도 많은데 역기능만을 강조해 여론을 통제한다는 비판이었다.
인터넷 실명제 등과 맞물리면서 실제 네티즌들은 반발, 외국 서버로 옮겨가기도 했다. 유 장관은 ‘인터넷 재갈’에 대해 “정치적 해석”이라고 강조한다.


 
“따지고 보면 상대적인 이야기라고 봐요. 인터넷에 재갈 물린다, 아고라에 재갈 물린다 별 소리가 다 나왔죠. 본질과 달리 정치적 공격을 한 것입니다. 순수하게 창작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네티즌을 어떻게 하거나 인터넷 장악하고, 그런 거는 할수도 없는 일이에요. 또 그게 어떻게 되기나 하겠습니까. 촛불시위 때 집에도 못가고, 사무실에 있다보니 인터넷으로 모조리 중계가 되더라고요. 그때 지상파 방송, 무슨 의미 있나 싶더라구요.
미디어법을 바꿀 때도 그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세 지상파 방송 중심으로 만들어졌는데 디지털화되면서 다양하게 바뀌어가는 과정인데 여론 장악 등을 이야기 하잖아요. 사실 그런 의도와는 관계가 없는 거거든요.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일 뿐이거든요.”

사실 우리 인터넷 문화 자체가 우리는 좀 독특하죠. 지금은 뭐 누구도 못 말려요. 조금만 규제하거나 뭘 하면 벌써 반발도 센데 나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벌써 여러 사람 죽었잖아요.
한때 정보 통신이 국가의 경쟁력이다 해서 여기에 집중 투자한 적이 있죠. 그런데 왜 인터넷 사용 문화에 대해서는 같이 못갈까요. 우리나라의 발전과 경제 발전, 사회 발전과 문화가 그만큼 못 쫓아오는 것과 같은 것이에요.
모든 게 기술 중심으로 가니까 사람은 빠지게 된 겁니다. 불특정 다수에 정보를 주거나 소식을 올릴 때는 남을 좀 생각하면서 글을 써야 하지않나요.”

-악플 문제도 있지만, 민간에선 선플을 달아서 칭찬해주자하는 캠페인도 있습니다. 민간의 자율정화 기능 있으니 좀 풀어놓아야 한다는 얘기도 많은데요. 좋은 여론을 형성해서 사회의 순기능을 하는 거죠. 너무 한 부분만 부각하면 아무래도 반발이 있을 수 있죠.
인터넷의 순기능, 역기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상대적이죠. 당연히 순기능, 역기능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걸 다 알고 있으면서도 같이 고쳐나갈 생각을 않는다는 거에요. 상대를 이해하지 않고 순기능을 강조하는 측은 순기능만을, 역기능쪽은 역기능만을 일방적으로 내세우다보니 싸움이 되는 겁니다. 싸움이 아니라 토론이 잘 되도록 해야합니다.”
 
-순기능, 역기능 다 놓고 토론할 준비 돼있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장관으로 지난 2년간 활동 중에 이건 좀 후회가 된다. 솔직히 이거는 실수가 있었다 하는 것은 뭐가 있을까요.
 
“실수야 늘 생기죠. 계속 실수의 연속이죠 지금도. 나도 좀 성질이 좀 급한 편이기도 하고.
2년 있으면서 아직 예술가들이 뭔가 즐거움 갖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것은 내게 아직도 짐이에요. 운동선수들이 열악하게 운동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좋은 정책은 결과 나올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먼 미래를 위해 세우는 좋은 정책,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한 좋은 정책이라도 시행하려고 하면 당장 당사자들, 그것도 소수 사람들이 반발하는 경우도 있죠.

대중을 위한 좋은 정책인데 박수를 못 받기도 하더라고요. 몇 사람들의 반발 때문에요. 그런 정책들을 끝까지 만들어가자면 정말 신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수했다는 개념보다 내 의도와 다르게 너무 많이 이야기가 되어진 부분들이 많아요.
미디어법 바꿀 때 부처 입장에서 미래 시대의 콘텐츠를 얹을 새로운 플랫폼을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상당히 복잡했죠. 아바타 3D를 이야기하는 건데, 미디어 규제하고 통제하고 이런 부분하고는 조금 거리가 먼 건데….”
 
“요새 또 시끄럽잖아요. 문화예술위 문제…. 하지만 그런 건 실수라 하고 싶진 않습니다. 실수라면 이상한 표현이죠. 그런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 못한 것은 잘못이죠. 아직도 그런 갈등이 잠재된 것이니까.”
 
-기본적으로 갈등은 안 일어날 수는 없는 거죠. 장관께서 말씀하신 미디어법도 반발하는 사람들을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설득하든지, 완벽하게 이해되도록 해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완벽히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오해의 소지도 있다고?
 
“완벽한 오해도, 오해 소지가 있는 것도 있고, 딱잘라서 말하기 어려워요. 왜냐. 어떤 문제 생겼을 때 언론에 정반대의 기사들이 납니다.
나는 이 부분도 아직 과도기라서 그렇다고 봐요. 지금 선진국 문턱에 있잖아요.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변화하다보니 우리사회는 갈등이 많습니다. 이념에 따라, 진보다 보수다 하면서 말이죠. 짧은 시간에 나라가 많이 변화하니 못 쫓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봐요. 2만불 시대에 아직 못 가고 있는데, 이 문턱의 홍역같은 거라고 봐요. 지금 2010년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정부에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잘 정리하고 풀어낼 수 있을까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봅니다.”
 

유 장관은 “내가 맡은 분야는 정말 내가 있는 동안 최대한 노력해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관광만 해도 경제 쪽으로 들여다봐도 되지만 예술, 체육은 경제논리로 안 되고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당장 예술위원회 문제, 영화진흥위원회 문제, 그런 거 하나 제대로 처리못한 게 내 잘못이죠. 우리 산하기관이고, 한번 잘 되짚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잘해야지, 잘못하면 또 사방에서 깨져요. 나는 마음 비우고 언제든 양보할 자세 돼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날 거고, 누구나 만날 겁니다.”

 
-문화의 본질은 이데올로기와 멀어야 한다고 하셨던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는 좌우 구분없이 오로지 웃기는 게 목적입니다. 예술도 어떤 작품이든 공감을 받게 해야 하고, 예술이 이념을 통합시키는 기능도 있잖습니까. 역대 문화부 장관들은 정치색이 덜한 편이었죠.
그런데 장관께서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유난히 ‘정치적 인물’로 세간에 오르내렸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건 정부가 바뀌면서 생기는 갈등이라고 봅니다. 사실 문화부 장관에는 그동안 대부분 정치인들이 왔습니다. 이어령 장관, 참여정부 시절 김명곤·이창동 장관 정도가 정치인 아니었지요.
제 행동도 오해의 소지가 있었겠죠. 하지만 정치적 일은 아닙니다. 말하자면 그렇게 보여진 거죠. 굉장히 포장이 또 된 거고요.”
 
“산하기관장들의 퇴임 문제도 그렇습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언론인들 모임에 첫 공개강연 가서 향후 문화부 운용 등을 이야기했었죠. 한달도 채 못됐을 때에요. 광화문 포럼이 언론인 모임이고 원로 언론인도 많잖아요. 그동안 과정과 앞으로 어떻게 하고프다 즐겁게 이야기하고 강연도 재밌게 됐죠. 다 같이 박수 치고 즐겁게 했는데….
그런데 문화예술 이야기는 언론에 한 줄도 안나오고, 마지막에 질문 받자 해서 한 질의 내용에 짤막하게 대답한 것이 대문짝만하게 나왔더라고요. 정부가 바뀌었으니 같이 일할 수 있으면 하는 거고, 아니면 본인들이 자진해서 나갈 거다라는 식으로.
문화예술계는 자존심 있어서 있으라 해도 안있을 거다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그게 물러나라, 이렇게 나왔더라고요. 그렇게 기사가 나니까 반대 기사 나오고, 서로 더 센 기사가 나오고…. 인터넷에선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한번 수렁에 빠지면 계속 싸움이 되더군요. 통제가 안 되더라고요.”





“실제로 일하면서 정치적으로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확인해보면 알겠지만, 현장에서 편파지원했다 이런 이야기는 안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난 정권에서 예술계에서는 편파 지원 문제가 문제였거든요. 말하자면 보수 단체들은 아무도 지원 않고 진보단체만 줬다는 거죠. 하지만 적어도 내가 오면서 그런 이야기들은 없앴어요. 그럼 정치적으로 일한 것이 아니지 않나요.”
 

유 장관은 취임 당시 산하기관장들을 만나 “새 정부가 새 정책 갖고 새롭게 나가니까 맞춰달라. 나를 도와달라. 잘 해 나가자”고 했으나 “그렇게는 못하지”하는 기관장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는 있으나 “자꾸 쪼잔해지는 것같아”서 “이야기를 줄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과거 자신이 약자로서 피해를 봤던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저도 과거에 극단 갖고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잘려봤어요. [역사스페셜]하면서 하루아침에도 잘려 봤고요. 그때도 네티즌들이 난리 났었죠. 1년을 데모했었나요. 그래서 지금 당장은 새로 못 만드니 다시 만들어주마 약속하고 시청자위에 제소해서 다시 만들었는데 고두심씨를 썼죠.
연극할 때도 문화예술위에서 한푼도 지원받은 적 없어요. 그래도 한번도 불평 안했던 사람이에요, 나. 편파, 편가르기 이런 이야기는 안 했어요. 그 정도로 받아들였어요. 나는 수입이 그래도 있으니 더 어려운 사람을 줘라 하면서요.”


 

방송연예계 선배로서 유 장관은 나에게 조언도 했다. “지난 번에 너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데 속상하더라”라며. “딱지가 붙으면 곤란하다. 요기까지가 딱 좋다”고.
유 장관은 “예전 연예인 같은 기분으로 장관하면, 누구나 날 좋아할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내가 이런 자리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것은 이미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 50%있다고 보면 된다. 연예인이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다. 정치는 그런 것이더라. 정치라는 게 여가 있고, 야가 있고, 분명히 편이 갈라진 부분이 있어 이쪽 저쪽 다 인기끌기는 안되더라”고도 말했다.


 
-장관은 의도와 달리 정치적 문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무위원이시니까. 장관이 가장 강자로 보이니까 반드시 반동이 따를 수 있습니다. 그런 공격도 일정부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렇죠. 그걸 인정해야 합니다. 문화예술가들에게 나도 현장에 있어본 사람이니까 문제가 있으면 직접 와라, 국회의원에게 로비하거나 윗사람 로비해서 하지 말고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지금도 많은 의원들에게 예술가들이 청탁하고 다닙니다. 의원들도 힘들어요. 유권자에게 약할 수밖에 없고, 유권자가 부탁하는데 안 도와줄 수도 없고. 지방 영화제, 축제, 국제 공연제 뭐 이런 것들 많이 있죠.
현장 예술가로서 와 있는 사람이기에 전 다 들어요. 나는 늘 현장에 있으려고 애쓰고, 항상 이야기할 준비가 돼있어요. 문제가 있으면 어느 정도라도 해결이 됩니다. 그런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정치적으로)돌고 돌면 현장의 룰이 다 흐트러지죠.”
 

유 장관은 “높은 자리에 계시지 않느냐”는 물음에 “높은 자리가 아니라 3D업종이다. 하고픈 이야기도 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화예술계 그 누구와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다만 비판도 성공을 위한 비판이 중요하지 ‘너 죽어라’하며 무작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작가회의 문제에 대해서는 “방법이 잘못됐다”고 단언했다.


 
“그 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노발대발했어요. 나는 그거는 좌다 우다 할 게 아니라는 거죠. 예술을 도구로 쓰면 예술이 안 됩니다.
사회주의에서 예술은 도구로 쓰이기 때문에, 체제, 사상을 선전하기 위해 목적을 갖고 쓰이기 위해 예술로서 값어치가 없어요. 예술가가 그린 그림으로 선동, 찬양하면 누가 감동받겠습니까. 의미가 없다고요. 그런 잣대로 재단하면 안 되죠. 나라고 해도 기분이 나빴을 겁니다.”
 
-작가회의 쪽을 만날 계획은 있으신지.

 
“사실 내가 정말 많이 만나고 다닙니다. 장관이라고 뭐 체면 따지고 명예 따지고 하는 것 없습니다. 만나서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면 할 수도 있어요. 언제라도 또 만날 사람들이잖아요.”
 
-현장에 있다가 장관직으로 일하시면, 말하자면 큰 집으로 이사 오신 셈이니까 큰 물줄기를 합치면 좋겠습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위에서 이쪽도 인정하고 저쪽도 인정하고 했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지금은 내가 정부를 움직여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니까 폭넓게 할 수 있죠. 정말 상대적으로 넓게 열면 거기 같이 들어와서 같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정부 출범 후 같이 가자고 이야기 많이 했죠.
그럼 반대를 말아야지. 비판도 성공을 위한 비판을 해야지, 너 죽으라 이야기하면 잘 모르겠어요. 한마디 워딩부터 글 하나 쓰는 것부터 사람을 송곳으로 쑤시면서 후벼파는 사람들 많아요. 대단한 분들이 많아서….”
 
-앞으로 꼭 해야겠다는 일이 있으신지.
 
“예술가 문제는 끊임없는 숙제예요. 현장에 나도 있었고. 어차피 수익구조 가진 데가 아니어서 예술가들이 최소한 창작을 위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어떻게든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국민들께는 문화 향수 기회를 더 넓혀야지요. 서울까지 안와도 충분히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말이죠. 문화예술로는 균등하게 실제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게 해야겠다는 게 목표입니다.”

 
“단위사업쪽으로는 지자체에 맡기고, 문화부는 국제적으로 나갈 생각입니다. 해외에 예술가들이 가서 알리고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관광은 참 할 게 많아요. 인프라도 해야 하고 교통, 쇼핑, 호텔, 음식… 하여간 관광이 총 집합체죠.
문화에서 안 들어가는 게 없으니까요. 체육의 경우 학교체육은 그런대로 진행중입니다. 생활체육이 개선이 요구됩니다. 엘리트 체육은 국가가 지원해서 궤도에 올랐죠. 그러니까 금메달을 따죠”
 
-장관직을 그만두면, 연기자 복귀 계획있으신지. 사실 모여서 이런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10여년 전에 극단과 극장을 만들때는 방송, 영화 쪽은 이미 생각이 없었다는 얘깁니다. 연극은 아마 가끔 할 수 있을 것같아요.
만약 방송이나 영화를 하게 되면 완전히 늙어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연기할 필요 없는 나이가 됐을 때 다시 한번 해봐야겠다 생각을 해보기는 했죠. 분장이 전혀 필요없고 이빨 다 빠지고 했을 때, 오래 산다면 75세 이후에 가만히만 앉아있어도 연기할 필요가 없는 나이가 됐을 때 다시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해봤는데. 허허. 그 전에는 연극 쪽 후배들 뒷바라지하는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사실 정말 정치 바람 잘못 타지 말아요. 나는 뭐 이미 버린 몸이죠. 그렇기 때문에 돌아간다는 소리를 안 하는 거예요. 미래를 생각하면서 일을 하면 일을 올바르게 못하니까요. 내가 돌아갈 자리를 만들어놓고 하려하면 비위 맞춰서 하게 되죠. 난 그저 올바르게 해야겠다는 거고, 좌우 이런 거 없어요. 나쁜 건 나쁜 거고 그런 거지 뭐.”
 
-정부·정권·정치를 비판하는 코미디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힘 있는 곳이 코미디의 소재되는 것은 정상이라고 봅니다만.
 
“어느 사회든 풍자가 되지요. 조선시대 남사당이 뭘 풍자했습니까. 정치, 종교를 풍자하고 했잖아요. 결국 해학, 해학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지요.”
 
-음~. 공격이 아니라 해학요.
 
“예술의 역할이 그런거죠. 예술가가 길거리 뛰지 말고 작품으로 말하는게 중요한 것 아닌가요.”

 

나는 늘 누구나 재밌게 웃을 수 있는, 정치코미디를 하고 싶다. 진보니 보수니, 좌니 우니 구분없이 오로지 웃기는 게 목적이다라는 생각이다. 좌우 가리지 않고 웃음 소재만 되면 끊임없이 비판하고, 또 콘서트 하면서 사람들 만날 생각이다. 권력, 권력자, 힘 있는 것을 웃음 소재로 삼을 수 있고, 또 이야기되어 진다면 그것이 진정 건강한 사회라고 믿는다.

 

 

정리/이고은 기자 freetr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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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