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오는 6월2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최종 라인업이 공개되었다. 이승환, 강산에, 장기하와 얼굴들, 크라잉 넛, 잠비나이, 그리고 요즘 한층 주가를 올리는 새소년 등 국내 참가팀만으로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 1970년대 전설의 영국 펑크록 밴드 ‘섹스피스톨즈’의 원년 멤버였던 글랜 메트록과 UK 차트 1위에 빛나는 싱어송라이터 뉴턴 포크너가 페스티벌 열차에 마지막으로 탑승했다. 요즘 태국 밴드 신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품 비풀릿, 아프리카 토고 출신 바두게임, 팔레스타인 분쟁지역에서 온 일렉트로닉 듀오밴드 제노비아 등 총 7개국 34팀이 이번 페스티벌을 빛낼 것이다.

 

불과 두어 달 전만 해도, 이 페스티벌이 과연 무사히 치러질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남북관계가 워낙 안 좋았기 때문이다. 페스티벌 하루 전날이라도 혹여나 군사적 긴장관계가 고조되면 페스티벌을 취소하거나 장소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할 판이었다.

그러나 하늘이 페스티벌에 축복을 내려주었다.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지고, 페스티벌 개최 9일 전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예정이다.

 

페스티벌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이렇게 높을 줄 예상하지 못했다. DMZ 참가자, 셔틀버스 참가자, 자동차 이동 참가자, 피스트레인 열차 참가자 모집은 수십 초 만에 매진되었다. 무료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5월24일에 오픈한 자유참가자 수천 명의 패스 신청은 하루 만에 매진되었다. 단지 홈페이지도 없이 SNS에서만 홍보했는데 반응이 뜨거운 걸 보면, 해마다 열리는 기존 대형 록 페스티벌과는 뭔가 다른 스타일을 느꼈다.

 

이 페스티벌은 화려한 라인업,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경치 좋은 곳,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음악 스타일과는 분명 동떨어져 있다. 철원이 서울과 멀지는 않지만, 교통편이 그리 좋지 않아 페스티벌에 오려면 어쨌든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반응이 뜨거운 것은 음악팬들이 아마도 음악이 우리 시대와 만날 수 있는 뭔가 색다른 주제들, 의미들을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한반도 전쟁국면, 친근하지만 뭔가 어색하고 낯선 남과 북의 사람들, 죽을 날보다 살날이 훨씬 더 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평화의 기운들. 지금 이 시점에서 음악은, 아니 페스티벌은 다른 의미, 다른 정체성을 찾고 싶었을 것이다.

 

과거 기성세대들에게 남북 간 평화는 어둠의 속으로 재현된다. 빨갱이, 종북, 이산가족, 삼대세습. 그러나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 평화는 라이프스타일로 각인된다. 평양냉면, 김여정, 현송월, 도보다리, 개마고원.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를 좀 더 쿨하게, 음악을 좀 더 힙하게 할 수는 없을까?

 

평창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남북 합동 음악회에 조용필, YB, 이선희, 레드벨벳, 삼지연 악단 등 남북한 최고의 뮤지션들이 참여했지만, 뭔가 어색하고 진부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상된 출연진에 예상된 연출. 그리고 제한된 관객들.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젊은 세대들에게는 뭔가 쿨하지 않은 이 공식적인 이벤트와 전혀 다른 판을 만들어 내는 것, 평화를 쿨하게, 음악을 힙하게 디자인하는 것이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의 궁극의 목표이다. 서울 플랫폼창동61에서 평화와 음악을 주제로 정치인, 음악인, 평화운동가들이 함께 토크쇼를 한다. 이어 서울역에서 백마고지까지 피스트레인이란 이름의 열차를 타고 3시간 동안 즉흥 퍼포먼스를 펼친다. 노동당사와 민통선 내 월정역에서는 음악과 무용이 함께한다. 그리고 고석정 랜드에는 30여 팀의 라이브와 새벽까지 이어지는 DJ 파티를 연다. 부디 평화를 쿨하게, 음악을 힙하게 즐기는 페스티벌이 되고 싶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