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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8일 오후 6시에 공개된 방탄소년단의 <LOVE YOURSELF 轉 ‘Tear’>는 ‘학교 3부작’에 이은 ‘기승전결 4부작’의 정점에 걸맞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웬만한 A급 아이돌 컴백의 꼬리표처럼 돼버린 ‘음원차트 올킬’을 빼고도 그렇다. 발매 한 시간 만에 멜론 진입 이용자 수 역대 1위를 달성했다. 10만7885명이 한 사이트에서 그들의 새 앨범을 들었다. 나흘 후인 21일, 85만장의 음반이 팔려 나갔다. 역대 보이그룹 음반 초동 판매량 순위 경신이다. 해외 기록은 더욱 놀랍다. 아마존 예약이 시작된 이후 판매량 1위와 2위를 넘나들며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19일,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 65개국 1위, ‘톱 송’ 차트에서는 52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사이트인, 하지만 국내 서비스는 되지 않는 스포티파이에 전곡이 ‘글로벌 톱 200’ 차트에 진입했다. 뮤직비디오 공개 4시간55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뷰를 달성했다. 24시간 달성 뷰는 3590만, 2018년 유튜브 최고 기록이자 역대 3위 기록이다. 화룡점정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드였다. 새 앨범 컴백 무대를 이 행사에서 가진 데 이어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수상했다. 그들은 지난해에도 이 상을 받았다. 2연패다.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의 광폭행보, 그리고 빌보드 어워드 2연패가 의미하는 건 단순명쾌하다. 이제 그들을 K팝의 신흥대표주자로 분류하는 건 부족하다는 거다. 그동안 K팝의 주된 해외시장은 아시아권이었다. 중국과 동남아, 그리고 일본이 팬덤의 주류였다. 엑소, 트와이스를 비롯한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결성 당시부터 다른 동양권 멤버들을 포함한다는 사실이 첫번째 증거이며, SNS를 통해 보이는 팬덤 역시 아시아권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사실 또한 이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방탄소년단 팬덤은 북미권 10대가 초강세를 차지한다. 2016년 말 400만명이던 트위터 팔로어 수는 1년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

 

그중 북미권 사용자, 즉 기존에 K팝에 관심없던 층이 많은 지분을 차지했다. 이렇게 생성된 신규 팬덤은 아미(Army)라는 이름에 걸맞게 SNS에서 방탄소년단에 엄호사격을 퍼부었다. 그들과 별 관련 없는 이슈에조차 #BTS를 붙여가며 온라인에서의 이슈몰이를 도왔다. 그 결과가 소셜 아티스트 부문의 수상으로 이어졌을 거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한국 특유의 충성도 높은 팬덤 문화가 해외 팬들로 확산된 결과다.

 

방탄소년단 이전, K팝 카테고리를 넘어선 이는? 누구나 싸이를 떠올릴 것이다. 반은 맞다. 이 말은 곧 반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이유는? ‘탈K팝’의 주인공은 싸이가 아니었다. ‘강남 스타일’이었다. 원 히트 원더였다. ‘젠틀맨’을 비롯한 싸이의 어떤 후속곡도 ‘강남 스타일’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하나의 ‘히트곡’이 아닌, 그들 자신의 견고한 팬덤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LOVE YOURSELF 轉 ‘Tear’>의 파죽지세와 초반 성과는 ‘DNA’를 내세웠던 지난 앨범을 넘어서고 있다. 빌보드 2위라는 기록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싸이는 한 번도 갖지 못한 미국 주요 시상식의 트로피를 방탄소년단은 두 번 연속 차지했다. 저스틴 비버에 이은 미국 10대의 대통령 자리를 굳히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원 히트 원더를 넘어 팝의 세계에 안착할 수 있는 이유는 대중문화를 수용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도 한몫하리라 본다. 어릴 때부터 기존의 미디어가 아닌 SNS와 유튜브로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접하고, 장르와 계보 대신 해시태그와 큐레이션으로 취향의 영역을 쌓아가는 세대 말이다. 이들 앞에서 인종과 언어의 선입견은 존재하지 않는다. 음악 안의 예술적 성과에 상관없이 산업적 수치를 중시하는 빌보드 어워드에서 ‘소셜 아티스트’라고 하는, 뉴 미디어 시대를 상징하는 부문에서의 연속된 수상은 이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를 주도하게 될 때 바뀔 세상의 모습을 예습하는 것과 같다. 기술은 인식의 토대를 바꾸고, 이 바뀐 토대에서 세계의 질서와 장벽은 또 한번 크게 재편되리라. 지금의 세상이 1990년대의 네이티브 인터넷 세대에 의해 바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김작가 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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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