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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90분 특집으로 방영된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14년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동안의 ‘의문스러운’ 행적을 다뤘다. 그간 숱한 풍문이나 다양한 추론을 생성한 문제의 그 사안 말이다. 이 프로그램은 예고됐을 때부터 뜨거운 대중적인 관심을 자아냈다. 실제 시청률은 인기 드라마에 버금가는 수준을 기록했다. 적지 않은 이들이 이 프로그램이 지속해서 그리고 고군분투하면서 세월호 관련 일련의 문제점들을 탐구해왔음을 기억할 것이다. 이날 방영분은 앞서 언급한 사안의 규명과 관련된 새로운 팩트와 추론에 긴요한 연결고리를 제시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을 보여주는 선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 기획은 그날의 상황을 재구성하는데 필수적인 합리적 의심과 추론을 위한 상당한 자료를 제공했다. 나아가 ‘우리’가 돌아보고 긴히 기억해야 할 일련의 사안들과 책무를 매우 또렷하게 각인시켜 주었다.

 

먼저 이 특별편성 방영분이 소환한 매우 중요한 의문점은 참사 당일 7시간의 공백을 보인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나타나서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긴박하게 전개됐던 실제 상황과 크게 괴리된,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운 발화(發話)였다. 안전행정부 차관이 그들이 “갇혀있기 때문에 구명조끼가 의미가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라고 답하자, 대통령은 “아, 갇혀있어요?”라는 물음으로 대응한다. 이미 여러 차례 보았지만, 참으로 기이한 장면으로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감정을 추스르기 어렵게 만드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대국민담화를 목전에 두고 국정 책임자가 참모진의 브리핑을 수렴하거나 텔레비전 속보만 확인했어도 나오기가 극히 어려운 성격의 황당한 답변이었기 때문이다.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대통령의 시크릿'편

 

많은 이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는 장면이었지만, 이 부분은 지상파 방송의 전파력과 역할이 상당한 공적 기여를 한 것이다. 더 많은 수용자들에게 다시금 세월호 참사와 대통령의 역할이라는 핵심 사안의 함의를 압축적으로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이 미궁에 빠진 ‘미스터리’를 푸는 데 간과해서는 안되는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2010년 한나라당 의원 시절 한 바이오 회사의 주선으로 불법인 줄기세포 주사를 수차례 맞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당시 이러한 (불법)시술을 받으면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고, 줄기세포 관련 규제완화 법안을 발의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되었다. 여기에 최근 JTBC 등이 밝혀낸 최순실씨 등의 불법적인 주사제 대리수령 사례들을 더하면, 이 사안은 상당한 폭발력을 내포하게 된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을 만난 차움 경영진은 대통령이나 최순실씨 등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그날 병원을 방문한 기록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의료인의 양심을 건다고도 말했다. 반면 이 병원 내부의 제보자들은 병원 측이 대통령의 내방과 관련된 기록을 삭제하면서, 직원들에게 그런 말이 새나가는 것을 방지하려 하고 있다는 요지의 증언을 했다.

 

수많은 제보를 바탕으로 제작진이 기울인 각고의 노력에도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사고 당일의 대처와 행적을 밝혀내는 것은 위중한 국가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 및 생명과 관련된 핵심적 사안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대통령의 7시간을 둘러싼 비밀과 의혹에 대한 해명은 공적 책임의 최상위에 있는 대통령 자신이 해야 한다는 엄중한 요구를 강조했다.

 

제작진은 그간에 실추된 방송의 역할에 대한 성찰적 비판도 제기했다. “언론 역시 정부와 재벌, 사법체계를 감시하는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면서, 권력자와 주변 측근들의 그릇된 행동을 수용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한 점을 언론인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자성을 전했다. 급박했던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이 과연 어디에 있었으며 어떤 연유로 기민하고 조직적인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는지에 관한 의혹과 책임소재를 규명하는 작업은 여전히 미완으로 남겨져 있다. 이제 이 거대한 국민적 관심 사항을 조밀하게 풀어내는 일은 검찰과 특검의 몫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 또한 이 조악하고 뻔뻔한 막장 드라마를 끝내기 위해 매우 필요하다. 진실과 정의의 추구는 오만하고 치졸하며 반성이 없는 권력보다 훨씬 더 크고 중대하기 때문이다.

 

이기형 |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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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