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없다고 생각해봐/ 해보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냐/ 죽일 이유도 죽일 필요도 없고/ 종교도 없는/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산다고 생각해봐.’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전인권과 이은미 등이 부른 존 레넌의 ‘이매진’은 얼핏 달콤한 사랑노래처럼 들리지만 도발적이고 발칙한 노래다.      

 

 

존 레넌의 두 번째 앨범에 수록된 이 곡은 부인 오노 요코(小野洋子)와 공동 프로듀싱하여 1971년 발표해 빌보드 싱글차트 3위, 영국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

 

일본 출신 전위예술가 오노 요코와 존 레넌이 부부이자 예술적 동지로 살았던 시간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레넌보다 7살 연상이었던 오노 요코는 첫 만남부터 불꽃이 튀어 서로의 가정을 포기하고 1969년 결혼했다. 비틀스의 멤버들은 오노 요코가 비틀스를 해체시킨 마녀라고 공격했지만 뒤늦게 화해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누드를 앨범재킷에 쓰는 등 파격적인 행보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으며, 1970년대 미국을 휩쓴 평화운동의 구심점이 되어 활약하기도 했다.

 

여하튼 레넌은 ‘이매진’에서 신의 존재와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무정부주의의 세계를 상상한다. 그가 꿈꾸는 세상은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것이 사라지는 유토피아였다.        

 

그러나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존 레넌의 이 같은 행보에 고운 시선을 보낼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비틀스 시절 그는 “우리가 예수보다 더 유명하다”고 말했다가 큰 곤욕을 치렀다. 레넌 자신도 보수주의의 저항을 예상하여 ‘이매진’을 만들 때 설탕을 좀 쳤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결국 레넌은 그가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하면서 오노 요코와 뉴욕에서 미국 영주권을 얻어 살기 위해 대중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천국도 지옥도 없고, 우리 위에 하늘만 있다고 생각해 보라’던 몽상가 레넌은 끝내 그런 세상을 보지 못하고 총탄에 스러져 갔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세상은 우리 앞에 없다.


 

<오광수 출판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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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