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으로 영화화된 작품 중 1000만 관객을 2번이나 기록한 <신과 함께> 사례가 회자되며, 다시 콘텐츠 생태계가 웝툰 원작을 주목한다. 원작자 주호민은 슈퍼스타가 되고, 재연재하는 포털사이트에는 신작연재만큼이나 유료 조회수가 상승기세다. 이런 웹툰의 시대를 지내다 보니, 요즈음 만나는 지인들마다 마치 인사처럼 묻는 말이 “요즘 재미있는 웹툰 원작 어떤 작품이 좋아요?”다. 대답을 할 때마다 어떤 기준으로 누가 볼 작품인지 답답한 마음이 든다. 작품을 추천한다는 것은 독자가 그 작품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갖고 어떤 동기로 접근하는지 알기 전에는 실제 무의미한 추천이 되기 쉽다. 웹툰산업의 발전과 확산을 원하는 필자 입장에서는 어떤 작품이든지 소개해주고 싶지만, 그러한 맞춤형 추천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영화 ‘신과 함께-인과연’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현재 신작연재가 종결되어 다시 유료로 제공되는 작품을 포함하여 신작까지 약 6000편 이상의 웹툰이 30여개의 플랫폼에서 독자들을 기다린다. 매주 3000명가량의 작가들이 혼신의 정열을 쏟아가며 100컷 이상의 웹툰작품을 그려내 업로드한다. 이 분량은 1980년대 잡지만화시절 격주간지에 연재하던 작가들의 1회 연재 분량의 4배 이상을 상회하는 창작량이라고 한다. 실로 초인적인 노력과 집중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근 인기 웹툰작가들은 체력 저하와 갖가지 병에 시달리고, 댓글과 팬덤에 상처받은 우울증 및 공황장애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주요 포털사이트의 웹툰플랫폼에서는 웹툰작가들에게 건강진단 서비스와 헬스 및 메디컬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한다.

 

맞춤형 추천서비스를 위해서는 웹툰 큐레이션의 정교한 논리가 필요한데, 독자들의 개인정보와 웹툰 구매의 빅데이터가 연동된 분석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실 이러한 분석을 위해서는 플랫폼의 투자와 독자들의 동의가 필요한데, 쉽지 않은 현실이다. 특히 큐레이션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 장르인데, 현재까지 웹툰플랫폼이 제시하는 장르의 기준은 모호하고 중복성이 높아 그러한 기준으로 적용하기에는 정교함이 부족하다. 

 

1980년대 잡지만화시절 신인작가로 입문하면 잡지출판사가 제시하는 장르영역에 고착화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시작부터 순정작가, 무협작가, 누아르작가 등 자신의 장르가 평생 정해지던 시기였다. 웹툰의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누구나 어떤 장르라도 독자들에게 평가만 받으면 연재가 가능해지자 시장에서는 장르의 다양화와 융합을 기대했다. 물론 신종 장르가 대거 등장하고 독자들로부터 차별화된 인정과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네트워크가 확대되며 나타나는 네트워크 외부성, 즉 네트워크가 복잡해질수록 소비자들의 선택은 더 집중되고 단순화되는 경향이 강화되며 몇 개의 장르로 소비가 고착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 결국 이러한 현실도 다양한 큐레이션이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요즘 웹툰 생태계의 고민은 장르와 큐레이션 등을 다양화시켜 독자들의 활발한 유입을 유도해내는 것이 절실하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쌍방향 소통의 해시태그(#)로 해결해낸다. 소비자가 흥미롭게 경험한 게임의 내용을 몇 가지 장르와 주제어로 태깅하면 다른 소비자가 그러한 주제어를 찾아와 관심있는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20개 주제어까지 태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장르로 제시될 수 있는 기준 이외에도 다양한 주제가 제시될 수 있다. ‘#고양이’라는 태깅으로 게임영상과 스토리에 고양이가 나오는 작품이라고 제시해 놓으면 고양이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이 찾아와 즐길 수 있다. 고양이가 장르는 아니지만, 개인의 기호를 결정하는 맞춤형 서비스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웹툰플랫폼도 이러한 소비자형 적극적 큐레이션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러면 누구나 자신이 선호하고 좋아하는 장르와 주제, 그리고 다채로운 소재들을 검색해서 웹툰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더 많은 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웹툰작품을 쉽게 만나기를 희망한다.

 

<한창완 세종대 교수 만화애니메이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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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