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펼쳐졌던 콜드플레이 내한공연 때 4만 관객들의 떼창은 리더인 크리스 마틴을 감동케 했다. 그는 인터뷰마다 한국 공연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콜드플레이는 한국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그룹이다. 대표곡 중 하나인 ‘비바 라 비다’는 노랫말부터 묵직하다.  

 

“나는 한때 세상을 지배했었지/ 내 말 한마디에 바다가 솟아 올랐지/ 이제 난 아침에 홀로 잠자고/ 내가 한때 지배했던 거리를 청소하지/ (중략) /한때 난 열쇠를 쥐고 있었지만/ 다음 순간 사방 벽이 나를 에워쌌지/ 그리고 난 발견했지, 나의 성은/ 소금기둥과 모래기둥 위에 서 있었다는 걸”

 

크리스 마틴은 멕시코의 비극적인 화가 프리다 칼로가 말년에 수박을 그린 정물화에 써 넣은 ‘인생이여 만세(Viva La Vida)’에서 제목을 차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랫말은 하루아침에 권좌에서 밀려난 권력자의 탄식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노래 속 왕은 누구인가? 이 앨범의 재킷에는 프랑스의 화가 들라크루아의 명작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자리 잡고 있다. 1830년 7월혁명을 주제로 한 그림으로 부르봉 왕가의 샤를 10세가 절대군주 체제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한 민중 봉기를 그렸다. 왕은 샤를 10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혁명가들은 기다리지/ 내 머리가 은쟁반에 올려지기를” 등의 노랫말 때문에 성서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헤롯왕 앞에서 춤을 춘 살로메가 그 대가로 세례 요한의 목을 원했고, 헤롯왕은 요한의 목을 쳐 은쟁반 위에 담아오게 했다는 일화가 그것이다. 

 

베이스 주자인 베리맨은 “왕국을 잃어버린 왕에 대한 이야기”라면서 “독재에 대항하는 민중들의 목소리를 담았지만 결국 인간은 죽음 앞에서 미약한 존재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귀네스 팰트로와 이혼한 뒤 제니퍼 로렌스를 거쳐 다코타 존슨을 만나는 크리스 마틴 때문에 불편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들이 노래마다 보여주는 철학적인 가사와 힘 있는 멜로디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오광수 출판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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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x2.0